청약가점제, 무주택자 인정 범위 논란
[부동산뱅크 2007/03/31 - 조회:4,968]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대폭 넓어진다. 오는 9월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면 무주택자로 부양가족수가 많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긴 수요자에게 전용면적 85㎡ 이하의 경우 전체 물량의 75%, 85㎡ 초과의 경우 50%(채권액 동일시)가 돌아가게 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청약제도 개편안 공청회가 지난 29일 과천 한국수자원공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의 발제로 시작된 이번 공청회에서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가입기간’ 등 3개로 단순화된 가점항목이 소개됐으며,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가점제와 추첨제를 병행실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 무주택자로 간주하는 유주택자의 기준을 60㎡ 이하이고, 공시가격 5,000만 원 이하인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했을 경우로 한정키로 했다.
장성수 박사는 “젊은 세대에 돌아가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대주연령 항목을 없애고, 꼭 필요한 3개의 항목만을 남김으로써 일반인들이 쉽게 점수 계산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더불어 “일정 기준 이하의 유주택자는 무주택자로 간주해 주거상향 이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가점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가운데 몇몇 사안들에 대해서는 8명의 토론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무주택자로 인정되는 범위에 대해서는 첨예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의 조명래 교수는 “수도권에서 공시가격 5,000만 원 이하의 주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기준이 합당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사무총장도 “무주택자로 인정되는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 원 이하의 주택은 사실상 농촌주택에나 해당하는 얘기”라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고가의 전셋집과 오피스텔 등을 보유할 경우 무주택자로 분류되는 부작용에 대해 해결방안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발제자인 장성수 박사는 “소득과 자산현황 부분은 추후 보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단국대학교 조명래 교수는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청약가점제를 시행하기보다 제대로된 틀을 갖춰 내년에 시작하는 게 낫지 않냐”고 주장했다.
이밖에 각계각층에서 토론자가 뽑힌 만큼 학계, 업계, 금융, 시장 등 다양한 관점의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됐다. 건설업계 입장에 선 남희용 한국주택협회 정책연구실장은 “LTV, DTI 규제 등으로 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집만 분양 받는다고 무주택실수요자들의 주거 안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가점제에 해당하는 사람들만이라도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을 대표해 토론에 나선 국민은행 차형근 부동산사업팀 부장은 “상담을 해줘야 하는 입장에서 유주택자가 가점제에서는 1순위가 배제되고, 추첨제에서는 1순위를 유지하는 식의 구분은 소비자의 혼란만을 빚을 것”이라며 보완을 촉구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장영희 연구위원은 “이번 가점제 방안은 목표는 더욱 분명해졌고, 내용은 더욱 단순화됐다” 며 “하지만 대부분의 택지가 공영개발로 예∙부금 가입자들의 청약 기회가 줄었다는 점, 지역우선제로 일부 지역의 가입자가 갈 곳이 없다는 점 등의 청약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먼저 해결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발표된 청약가점제는 개편안에 대한 의견수렴 후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거쳐 오는 9월 1일 시행할 예정이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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