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를까? 전셋값에 물어봐!
[부동산뱅크 2007/03/20 - 조회:14,696]
봄철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추운 겨울 한껏 웅크려 있던 전세수요가 따스한 봄 날씨에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전셋값이 들썩임에 따라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집값도 상승장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밀접한 관계 하에 함께 움직이는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뱅크가 지난 4년간의 서울 매매가, 전세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전셋값이 오르면 집값이 따라 오르고 반대로 집값이 먼저 올라도 전셋값이 따라 뛰는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참여정부 들어 매매값 변동률이 크게 뛰어 오른 8번동안 전셋값은 1~2주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랐던 것이다.
시기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2003년 4월 서울 집값은 전달 평당 1,023만 원에서 1,050만 원으로 2.61%가 오르는 기염을 토한바 있다. 그런데 전셋값 변동률은 한 달 앞선 3월에 이미 1.32%가 올라, 선행했음을 알 수 있다.
집값 숨고르기 후 다시 급등장에 접어들었던 8~10월에도 마찬가지. 각각 2.06%, 3.87%, 3.00%씩 집값이 고공상승을 하는 사이 9~11월까지 전셋값도 0.24%, 0.31%, 0.11% 등의 변동률을 기록해 매매가격에 후행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10.29대책의 발표로 기나긴 침체기에 빠졌던 주택시장은 2004년 봄 이사철을 맞아 잠시 반짝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때도 매매가와 전세가 변동률은 같은 양상을 띤다. 2월 각각 1.04%와 0.01%씩 뛰어 오르며 반등을 시도한 것. 더불어 3월 매매값이 0.85% 오르는 동안에도 전셋값은 0.11%가 상승한다.
하지만 곧장 잠잠해진 집값은 2005년 봄 이사철이 되서야 비로소 상승장을 맞이하게 된다. 8개월 연속 기록한 마이너스 변동을 끊은채 그해 2월 1.88%의 오른 것이다. 그리고 1개월 뒤 마찬가지로 8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던 전세가도 0.27%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8.31대책 발표를 전후로 한 2005년 6월과 9월에는 전셋값이 큰 폭으로 먼저 뛰어 오른 경우다. 6월 전세가가 1.80% 상승하자 7월 매매가 역시 1.80%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9~10월 전세가가 각각 1.36%, 1.00% 오르자 11월 매매가는 1.05% 올랐다.
이밖에 지난해 2월에는 전셋값이 1개월 선행하는 모습을, 7월에는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띠었다.
한편, 집값과 전셋값은 상승장에서뿐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함께 움직이는 양상을 보였다. 2003년 5월 전셋값이 하락하자 한 달 뒤 매매값 변동률도 떨어졌으며, 같은해 11월에는 매매값이 먼저 내린 후 전셋값이 하락한바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값이 오르면 보통 집주인들의 집의 가치가 올랐다는 생각에 전셋값도 올려 받으려 하고, 반대로 전셋값이 오르면 공급이 부족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기 마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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