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상한가 따라잡기 ‘힘드네’
[부동산뱅크 2006/10/18 - 조회:19,797]
미분양 아파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박모(28세, 여)씨는 계약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저렴한 분양가와 1년 무이자라는 금융 조건이 마음에 들지만 저층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말에 선뜻 매입에 나서기가 꺼려진다. 박씨는 “비로열층의 경우 주거여건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로열층에 비해 가격 상승폭도 낮은 것 같다”며 “저층을 매입하면 생각만큼 수익이 날 것 같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층과 향에 따라 아파트 매매 하한가와 매매 상한가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5년 전인 2001년 9월 평당 79만 원(상한가 795만 원, 하한가 717만 원)에 불과했던 서울지역 아파트 평당 매매 상•하한가 격차가 2006년 9월 현재 177만 원(상한가 1,490만 원, 하한가 1,314만 원)까지 벌어졌다.
30평형을 기준으로 2,370만 원에 선에 불과했던 로열층과 비로열층 간 평당 매매가 차가 2006년 9월 현재는 5,310만 원으로 5년 동안 두 배 이상 크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비강남권보다 강남권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강남권의 경우 현재 매매 상한가와 매매 하한가 격차가 평당 255만 원(상한가 2,772만 원, 하한가 2,518만 원)으로 지난 2001년 103만 원(상한가 1,207만 원, 하한가 1,104만 원)에 비해 148% 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비강남권은 평당 70만 원(상한가 650만 원, 하한가 580만 원)에서 156만 원(상한가 1,152만 원, 하한가 996만 원)으로 로열층과 비로열층 간 가격 격차가 12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처럼 매매 상한가와 매매 하한가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은 조망권, 소음 등에 따라 로열층과 비로열층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이 갈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용산구, 성동구, 강남구, 강서구, 광진구 등 한강 조망이 가능한 지역에서 상한가와 하한가 격차가 더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용산구의 경우 5년 전 평당 139만 원(상한가 1,032만 원, 하한가 892만 원)이었던 매매 상•하한가 간 차이가 2006년 9월 현재 347만 원(상한가 2,123만 원, 하한가 1,777만 원)으로 208만 원 가량 더 벌어졌다.
예컨대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46평형 중 한강 조망이 가능한 로열동, 로열층의 경우 현재15억 5,000만 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가구는 12억 원 선에 거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무려 3억 5,000만 원의 가격 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1년 9월 당시만 해도 46평형 비로열층 가격(5억 4,000만 원)에서 1억 원만 더 보태면 한강을 시원스레 내려다볼 수 있는 로열층을 매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강 조망권에 더해 서울숲 조성 등으로 주거여건이 크게 개선된 성동구에서도 지난 2001년 평당 107만 원(상한가 732만 원, 하한가 625만 원)에 불과했던 로열층과 비로열층 간 가격차가 2006년 9월 현재 평당 278만 원(상한가 1,391만 원, 하한가 1,114만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밖에 강남구는 지난 2001년 평당 103만 원의 차이를 보이던 저층과 로열층 간 매매 가격 차가 평당 272만 원으로 168만 원 가량 늘어났고, 같은 기간 강서구는 평당 47만 원에서 172만 원으로 125만 원, 광진구는 131만 원에서 324만 원으로 193만 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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