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가공개, 중개업자 2명중 1명은 ‘집값 못 잡을 것’
[부동산뱅크 2006/09/04 - 조회:27,204]
중개업자들은 정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중개업자 2명중 1명은 실거래가 내역 공개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실거래가 공개에 따른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으로 거래가 위축될 것을 크게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뱅크가 8월 29일부터 8월31일까지 사흘에 걸쳐 전국 113개(서울 57곳, 경기.인천 37곳, 지방19곳)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정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62.8%가 가격 안정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시장 투명화로 가격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보는 중개업자는 전체 31%에 불과했다. 집값을 안정시킨다면 그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의 36.3%가 1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고, 3개월이 못될 것이라고 답한 중개업자도 전체 26.5%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2.1%가 1년 이상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의 경우 1년 이상 그 효과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37.2%로 집계된 가운데 강남권 중개업자 35.7%는 파급효가가 6개월을 넘지 못할 것으로 꼽아 비강남권을 비롯한 지방과 의견이 엇갈렸다.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가 기존 거래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전체 응답자의 47.8%가 매수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답했다. 매도자 중심의 기존 호가 거래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중개업자는 전체 23.3%에 불과해 실거래가 공개가 시장에서 기존 매도자들이 누려온 지위를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렸다.
실거래가 공개 후 앞으로 거래 건수 증감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61.9%가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저울질로 거래건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답해, 정부의 실거래가 공개에 에 따른 시장 위축을 가장 경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실거래가 공개 후 현장에서 현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파트 시세를 실거래가 수준으로 맞춰달라는 요구가 50.4%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매수문의 급감이 20.4%로 뒤를 이었고, 매도 및 매수자의 거래 취소요구도 17.8%에 달했다.
이와 함께 실거래가 공개와 관련해 앞으로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는 층, 향, 동으로 발표유형을 세분화 달라는 요구가 52.2%에 달했고, 실시간 공개도 26.5%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조사로 중개업자들은 대부분 정부의 실거래가 공개가 집값을 잡기에는 힘에 부치지만 기존 매도자들의 지위를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기자 kjh@neonet.co.kr
< Copyright ⓒ 부동산뱅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