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역균형발전사업의 나아갈 길
[부동산뱅크 2006/08/18 - 조회:4,983]
서울의 자연발생형 주거지인 “강북지역”과 강남,서초,송파구 등 70년대 후반 이후에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개발된 서울의 동남권을 지칭하는 “강남지역”간의 생활격차는 갈수록 심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서울의 개발과정을 살펴보면 1960년대 이후에는 기성시가지 정비보다는 외곽의 신개발지를 찾아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1970년대에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통해 도심 외곽으로, 1980년대에는 강남개발이 완료되면서 택지개발, 재개발사업 등을 통하여 시 외곽지역으로, 그리고 1990년대에는 시외곽과 그린벨트를 넘어 수도권의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보여 왔습니다.
이처럼 강북 도심을 배제하고 강남을 비롯한 시 외곽 위주의 개발정책으로 인해 소외된 강북지역은 도로,공원,학교 등의 기반시설,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강남지역과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어 서울시는 1990년 도시구조체계의 정비와 건축규제의 완화 그리고 교육 및 주거환경개선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강남․북 균형발전종합대책을 발표하였으나 운영미비와 재정지원 등을 이유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2002년 강남․북간 격차해소, 주택시장안정,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뉴타운개발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기존의 정비사업과는 달리 뉴타운사업은 보다 넓은 생활권 단위를 대상으로 도시기반시설의 수준을 높여 서울을 지속가능한 도시, 품위 있는 도시, 세계 일류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취지를 갖고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뉴타운 사업은 이제 단계별로 가시화되고 있으나 이러한 좋은 취지의 뉴타운사업도 1,2차 뉴타운사업의 개발계획수립 과정에서부터 졸속, 난개발, 부동산투기우려, 주민참여배제, 주민반발, 마스터플랜의 부재, 세입자 대책 미비 등의 부정적 견해들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지역 주거환경의 개선을 염원하는 주민들의 긍정적 반응이 77%대로 높은 것을 최근 통계자료로 알 수 있습니다.
뉴타운사업의 가장 큰 의의는 생활권 단위의 종합적인 계획을 통해서 개별적인 정비사업과 기반시설사업을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뉴타운 사업은 기본계획이 조례에 근거를 두고 수립된 행정계획으로 이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법령에 의한 법정화 절차가 필요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개발기본계획이 행정계획으로 수립되어 있어 지역의 여건과 효율적 토지이용의 관점을 반영한 M․A의 계획이 최상의 효율적 토지의이용과 주거환경의 질보다는 용적률(밀도)과 분양성에 집중된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의해 당초의 계획의도가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이제 뉴타운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서울시,건교부,정당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일원화한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시행됨으로써 다시 서울시 지역균형발전사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은 뉴타운사업을 보다 안정적이며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게 한 것입니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을 살펴보면 정비구역의 지정요건 완화, 건축규제의 완화, 행정절차의 단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사업성 향상과 사업추진 기간의 단축으로 보다 원활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며, 뉴타운사업의 법적 지위와 신뢰가 향상되었고, 지자체는 주택공사, 지방공사 등을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할 수 있어 총괄계획가(M․A)와 협력한 보다 원활한 계획수립 및 사업추진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법이 뉴타운 사업의 추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첫번째, 주택공급의 확대 측면과 개발사업의 사업성이 좋아지도록 하여 사업을 촉진하겠다는 측면에서 용적률을 최대한 완화하였습니다. 뉴타운에서는 주변지역의 여건 등을 감안하여 적정수준의 용적률이 유지되도록 하고 있으나, 특별법에서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하기를 바라여 8.31대책의 후속법령으로서 만들어진 이 조치는 도시의 과밀화라는 부작용의 요소도 안고 있는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도시, 품질높은 도시를 위한 양적 공급보다 주거환경 개선의 측면에서 수준 높은 양질의 주거지 생산을 간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서울이 수준높은 품질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거 택지개발촉진법에서처럼 각종 완화 조치로 시가지 내부가 거대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세부적 밀도개발의 정립이 필요할 것입니다.
두번째, 뉴타운사업을 위한 계획은 행정계획으로 주민들의 각종 민원으로 인해 당초의 개발계획의 취지에서 벗어난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특별법은 그 특성상 도시계획으로 보아 주민동의를 요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은 계획에 의하여만 시행하되 당연히 시행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어 공람 및 공청회라는 절차를 갖고 있어도 계획이 공공위주로 주도되어 보다 원활한 사업진행, 공공의 계획에 따라 주민들이 사업을 받아들여 진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어 주민들의 사회적 합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세번째, 서울시와 정부는 개발의 장애요인 중 하나가 투기로 인한 과도한 부동산값 상승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뉴타운지구 지정과 함께 별개의 절차로 토지거래허가구역지정과 개발행위허가제한 등을 했으나, 특별법에서는 지구지정과 동시에 가능합니다.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면적이 대폭 축소하여 거의 대부분의 토지가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되었습니다. 과연 이처럼 강력한 규제를 한다고 부동산값 상승이 멈출지가 의문입니다. 안정은 커녕 규제가 있는 곳이 오히려 지가 급등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습니다.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선 주택공급의 확대, 지역 여건을 반영한 토지의 효율적 이용,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는 특화된 개발, 수준 높은 주거지 창출 등의 세부적인 정책 발효가 우선인 것입니다. 단순한 규제만이 시장원리를 잠재울 수는 없는 것입니다.
네번째, 지금까지 서울시 개발계획들의 부진 문제는 정부차원의 현실적인 재정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특별법에서도 용적률, 층고제한 완화 등의 규제 완화는 있어도 정부차원의 재정지원은 빠져 있습니다. 기성시가지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거환경의 개선은 물론 도로 등 기반시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반시설의 정비는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의 부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보다 수준 높은 도시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특별법은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다행히 많은 부분이 조례로 위임되어 있어 세부적인 사항을 서울시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서울시는 그동안의 뉴타운사업에 의한 경험을 토대로 특별법에 의한 조례 제정에 보다 세밀한 검토와 분석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서울시가 보다 나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모범도시가 되도록 서울시가 갖는 특성을 살려 적절한 조례를 마련하고 운영하여 지방도시에 모범적인 사례로서 제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정현조 부동산J테크 부동산사업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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