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CEO초대석②영조주택 윤호원 회장
[부동산뱅크 2006/08/09 - 조회:2,686]
“삭막했던 아파트에 이웃의 개념을 되살려 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바꾸고, 다양한 입주민 서비스를 통해 주부들을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법조인 출신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영조주택 윤호원 회장은 아파트는 단순한 집이 아닌 삶을 설계하고, 꾸려가는 인생의 보금자리라고 강조한다. 주거여건이 온전히 갖춰져야만 삶도 넉넉하고, 풍요롭게 채워질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서다.
이같은 그의 믿음은 단일 사업장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히는 부산 명지 신호지구 아파트 공급현장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아파트 공급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모델하우스부터 단순히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홍보공간이 아닌 가족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쉼터로서 역할을 해야합니다.”
지난 3월 2,866가구가 선을 보인 부산 명지지구 퀸덤 모델하우스는 무려 4백억 원을 들여 최첨단 영상 음향시설을 갖춘 영상관을 비롯한 아파트 실물을 축소한 상세 모형과 바비큐(BBQ) 시설 등이 연출됐다. 영조주택이 지향하는 삶의 패러다임을 최대한 전달하자는 뜻에서다.
“영조주택은 기존의 엄마, 아내, 주부로서의 삶이 아니라 입주 후 ‘호텔식 가사 서비스’를 통해 여성의 사회참여를 가능케 하고 주부들의 잠재된 능력을 개발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아파트 이름도 ‘아름다운 나날’에서 ‘퀸덤’으로 바꿨다. 퀸덤에는 ‘여왕을 꿈꾸는 여자들의 나라’, ‘여자들이 꿈꾸는 주거단지’ 등의 뜻이 담겨져 있다. 청소•세탁에서 요리•육아 등 호텔 서비스를 도입, 주부를 가사 노동에서 해방 시켜 준다는 계획이다.
“사람은 취미가 같으면 금방 친구가 됩니다. 한 단지 같은 동에 살아도 서로 무관심하고 외면하는 현재의 아파트 거주 문화를 '테마카페'를 통해 완전히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입니다”
주민간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고려한 테마카페도 이색적이다. 명지 신호지구 퀸덤에는 커뮤니티 공간 한 두개를 갖고 '타임 쉐어링'방식으로 여러 목적으로 공동사용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시네마카페, 갤러리카페, 스포츠카페, 사이버카페 등의 독립적인 동호회모임 공간이 제공된다. 한마디로 같은 취향을 가진 입주민들이 서로 모여 정보를 주고 받고 어울릴 수 있는 신개념 공동체 구현인 셈이다.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입지장점을 살린 영어마을도 조성된다. ‘퀸덤몰’이라고 이름 붙여진 2만여평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안에서 성인은 영어 또는 한국어를 사용할 선택권을 갖게 되는데, 20세 미만 미성년자의 경우 강제로 영어사용을 요구 받게된다. 상업시설에 근무하는 종업원은 외국인을 비롯한 일정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을 갖춘 내국인들로 채워진다.
이를 위해 영조주택은 단지내 상점을 분양하지 않고, 직영 또는 직영임대방식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단지내 주민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 '유치원부터 고교과정까지'(K-12) 미국 학교 과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수학과 과학은 물론 체육, 음악, 미술, 연극 등을 12~14년간 퀸덤 단지내 입주하는 동안 순 영어로만 학습하는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다. 한마디로 단기간에 끝나는 영어캠프가 아닌 실제 주민이 살고 있는 '진짜 영어마을'인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파트 분양도 대성공을 거뒀다. 8월 현재 부산 명지지구 퀸덤 계약율은 ‘대규모 미계약 사태’라는 당초 주변 우려를 잠재우고 76%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올 상반기 1천5백세대이상 대규모 공동주택을 단일 사업장에서 분양한 건설업체 중 최고 수준이다. 윤 회장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10월 1,400여 가구 규모의 퀸덤2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후 6,000여 가구가 추가로 공급되면 1만여 가구 초대형 프로젝트가 끝나게 된다.
“수년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던 땅을 맡게 되고 나니 어느 순간 1만 여가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분양 성공 신화를 이룩하겠다는 거창한 포부보 다는 하늘이 내려준 운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을 통해 이문을 남기기 보다는 1만여 가구 초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끝까지 해내겠다는 사명감이 그를 오늘도 동분서주하게 한다. 자칫하면 회사가 통째로 날아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자기만의 신념을 쫓는 몽상가처럼 위태로워 보이기까지하다.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속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인류 문명을 크게 변화시킨 것도 몽상가라는 지난 역사의 가르침을 분양시장에서 그가 보여줄 수 있을지 자뭇 궁금하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기자 kjh@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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