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CEO초대석①한신공영㈜ 김진호 사장
[부동산뱅크 2006/07/13 - 조회:1,895]
‘서민 사랑 되찾아 건설명가 자존심 회복할 터’
“건설 명가의 영화를 다시 되 찾겠습니다”올해로 창립 56돌을 맞은 한신공영㈜ 최고경영자 김진호 사장(51세)이 밝힌 야심찬 포부다.
“회사가 잘 되기 위해서는 수익증대를 위한 사업 수주도 중요하지만 먼저 서민 살림살이를 챙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특히 무주택 서민들이 몰려 있는 강북의 달동네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한 재개발 사업 수주를 비롯한 입주민 사후관리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1979년 옛한양에 입사한지 27년 만인 지난 1월 한신공영㈜ 최고경영자 자리에 앉은 그는 제2도약을 위해 ‘서민’이라 불리는 강북을 비롯한 지방 거주민들의 사랑을 되찾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서민이란 노후 주택 밀집지역에 사는 사람이 기준이 되는데 이들은 20~30평형 아파트를 주더라도 입주율이 30%가 체 안됩니다. 매달 20~30 만원 정도의 기초 생활비로 관리비를 내기도 버겁기 때문입니다. 이들 서민들이 살기 적당하먼서 자금 부담이 덜한 주택을 공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조직을 압축했고, 부서 명칭을 바꿔 틀에서 벗어나게 했다. 의식을 바꾸고 변화를 꾀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주택 수요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강북을 비롯한 지방 노후주택 거주민들에게 다가가 밑바닥부터 건설명가 부활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목표에서다.
“재개발사업이라는 게 기간도 길고 자기자본이 많이 들어가 자금 부담이 큰 편입니다. 또 사업이 유동적인 경우가 많아 금융권에서 자금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혼탁한 수주경쟁으로 한치 앞도 보기 어렵고, 시작이 화려해도 늘 좋은 결과만을 가져다 주지 않는 재개발 수주 전에 나선 것은 M&A 이후 수주 물량에 대한 절박함도 묻어 있었다. 일반 분양 외에 조합원 분이 따로 책정돼 있어 미분양에 따른 사업 리스크가 덜한 이점도 재개발 수주 강화를 한몫 거들었다.
“당초 설계에 없던 것들이라도 입주민들의 요구가 발생하면 고객만족이 곧바로 사운과 직결된다는 철칙아래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입주자 커뮤니티를 위한 사전 점검 및 개선도 파격적이다. 방배동 주상복합 한신트리풀의 경우 입주를 불과 며칠 앞두고 주차장 진입부 굴곡이 너무 심하다는 지적에 따라 곧바로 일자형으로 터 버렸다. 또 단지 휴식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주상복합의 단점을 보완, 한쪽에 따로 휴식공간을 마련했다.지난 6월에는 10년 넘게 끝을 보지 못하던 대전 비래동 아파트 사업을 떠 맡아 준공을 무사히 마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현재와 같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은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가히 충격적입니다. 외국 자본을 들여오거나 펀드, 보험사 등과 같은 제2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해외 시장 진출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전통적인 비수기로 통하는 하반기에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해외시장에도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특히 그는 해외 재건축의 경우 100억~200억 원 정도의 금액이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등 주거여건 개선사업에 관심이 많은 베트남에 관련 법률 제정을 위한 매뉴얼을 따로 제공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현지인과 공동으로 지주공동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이 알려지면서 중국 심양시에서 종합복합단지를 짓기 위한 실사를 위해 얼마 전 한신공영㈜을 찾기도 했다.
국내 주택사업 부문에서는 주방의 활용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염두에 둔 신평면 구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방에서 거실로 넘어 온 평면 중심이 주방으로 옮겨 갈 것으로 내다보고, 엄마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면 아빠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그 옆에서 TV를 보면서 밥을 먹을 수 있는 독특한 T자형 구조를 내놓을 계획이다.
토목공학과 출신의 그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입문한 것은 ROTC 교관을 마치고 언어 감 각을 키우기 위해 경영대학원을 들어가면서부터다. 이후 지난 1979년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어학 실력을 다졌고 30대에 토목차장, 부장이 되고 40대에는 임원, 50대에는 CEO, 60대에는 교수가 되자는 목표도 세웠다. 50대에 한신공영㈜ 최고경영자 자리에 섰으니 절반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자기변신 만이 무한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입니다. 힘없고 늙은 독수리가 높은 절벽 틈에 들어가 깃털을 뽑고, 발톱을 갈아 부활하듯이 고통을 감내하는 변신을 꾀해야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한신공영㈜은 외환위기 이후 법정관리라는 뼈를 깎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최근 부채율을 140%로 회복하는 등 SOC, 턴키 입찰 등 경쟁업체와 수주경합을 벌일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다. SOC사업 일환으로 ‘여의도모노레일’과 ‘관악모노레일’ 사업을 제안해 뒀고,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오는 8월 분양을 앞둔 판교신도시 2공구 아파트 시공권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단계적으로 사업 목표를 밟아 올라간다면 예전 10대 재벌 규모만큼은 아니더라도 향후 10년 내로라 하는 건설사들과 어개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종합건설업체로 재도약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고령화 시대에 20대~70대가 도심에 함께 살 수 있는 종합컴플렉스 단지를 조성하는 등 실버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해외 플랜트 사업까지 수주가 늘어날 경우 일군 건설사들을 따라 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기자 kjh@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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