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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속 강남을 찾아라-⑥광화문

[부동산뱅크 2006/06/20 - 조회:10,635]

왕가(王家)의 숨결과 젊음의 열정이 동시에 뿜어져 나오는 곳, 광화문.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강북 개발 의지와 맞물리며 재도약 기회를 맞고 있다. 조선왕조 오백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의 심장, 떠오르는 광화문 주거지의 이모저모를 둘러봤다.



대표 업무타운 속 알토란 주거단지 공존



광화문에 주거지가? 서울 업무지구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광화문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믿을 수 없다면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8번 출구 또는 3호선 경복궁역 7번 출구로 나가 100m만 걸어 보자. 도심 속 주거단지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알토란 같은 주상복합촌(村)이 내눈 앞에 펼쳐지니 말이다.







사실 ‘광화문’하면 주거지보다는 아찔한 빌딩숲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시청, 을지로, 종로 등과 함께 수많은 기업들의 본사, 신문사, 외국계 기업, 각종 고급호텔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미국대사관을 비롯한 10여 개의 상주 대사관 또한 이곳에 도저히 주거단지가 있으리라고 상상할 수 없게 만든 요인.



하지만 세종문화회관, 서울지방경찰청 뒤에 자리 잡은 내수동, 적선동 일대로 발길을 옮기다 보면 의외의 주거단지와 맞닥뜨리게 된다. 경희궁의아침, 삼성파크팰리스 등 주상복합과 용비어천가, 광화문시대 등의 주거겸용 오피스텔이 그 주인공들. “언제부터 이곳에 이런 건물이 있었지?” 모르는 사람이 다반사겠지만 도심재개발을 통해 낡고 허름한 건물에서 16~18층에 이르는 새 건물로 거듭 난지도 벌써 2~3년이다.







내수동 모 공인 관계자는 “예전의 광화문은 밤만 되면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 썰렁하기까지 했던 곳”이었다며 “지금은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상주하는 사람들로 인해 밤에도 형광등 불빛이 훤한 명실상부한 주거지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심, 교통 좋고 편의시설 잘 갖춰



서울 중심에 위치한 만큼 도로 및 편의시설 등의 기반시설은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강북’이라면 떠오르는 좁고 비탈진 도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못 찾을 정도. 이순신장군 동상이 꼿꼿이 서 있는 세종로와 함께 태평로, 을지로, 종로, 청계천로, 남대문로, 율곡로 등 광화문을 잇는 대표적인 도로들이 널찍하게 뻗어 있는 덕분이다.







하루 100만 명 이상의 수송인원(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참조)을 자랑하는 지하철역 또한 도로망 못지않게 잘 뚫려있다. 현재 광화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역사는 지하철 1호선 종각역, 2호선 시청·을지로입구역, 3호선 경복궁역, 5호선 광화문역 등 6개에 이른다.







특이한 점은 100만 명이 넘는 유동인구와 대로변 차들이 움직이지 못할 만큼 차량 통행이 많음에도 주거지 주변은 조용하다는데 있다. 복잡하고 소음도 심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오히려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다. 이에 대해 K공인 관계자는 “단지 골목과 이어지는 주시경길, 세종관뒷길, 내자동길, 세종문화길 등은 차량 운행이 많지 않은데다 세종문화회관이 대로변 소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K공인 대표는 “주변에 고궁이 많아서 그런지 왠지 모를 고요함이 흐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곳에서 경희궁, 경복궁, 덕수궁가 걸어서 15분밖에 걸리지 않아 과히 역사와 함께 하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어 원스톱으로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 명동을 가서 롯데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세종문화회관이나 명동CGV·정동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교보문고에 들러 책을 사고, 몸이 아프면 광화문에 즐비한 의원을 가거나 강북삼성병원 을 찾기까지 차로는 10분, 걸어서도 20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학군 옥에 티, 연륜있는 계층에서 입주



교통, 편의시설까지 완벽한 가운데 학군은 옥에 티로 남는다. 현재 초등학교는 덕수궁 근처 덕수초등학교로 통학는데 복잡한 광화문 지하도로를 지나야 하거나 왕복 10차선에 이르는 도로를 건너야 한다. 이에 인근 부동산 대표는 “학군이 좋지 않아 교육과 무관한 연령층에서 선호한다”며 “이와 함께 교통, 편의시설이 좋아 노년층에서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호자로는 인근 기업체, 고위 공무원들이 있다. 정부종합청사, 정보통신부 등과 걸어서 10분 거리인데다 각종 기업의 본사와도 가까워 많이 찾는다는 것. 이 또한 연령대는 높은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주택 가격이 높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층에서 찾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매입을 원하는 사람들은 중년층 이상이지만 임대 수요는 젊은층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웬만한 월급쟁이는 들어가기 힘든 게 사실이다. 아파트(주상복합)는 전세 물건도 있지만 광화문시대, 용비어천가 등 주거겸용 오피스텔은 거의 월세만 나오는 탓이다. 보통 10~20평형대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임대료 60~80만 원, 30평형대는 1,000만 원에 100~150만 원, 40평형대는 2,000만 원에 200만 원 전후로 형성돼 있어 대기업이나 외국계기업 종사자 또는 외국인들이 들어온다.



이렇듯 다양한 연령대에서 광화문 주상복합촌을 찾는데는 교통이나 편의시설 외 쾌적함도 작용하고 있다. 일부 가구에서 인왕산, 북악산을 감상할 수 있을뿐 아니라 인근에 고궁, 세종로공원 등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단지가 넓은 경희궁의아침의 경우 고풍스런 조경으로 멋을 부려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얻기도 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도심에 있는 주거단지라 하면 먼지, 소음 등으로 주거환경이 침해될거라 생각되지만 실은 여느 주거지역보다 뛰어난 게 바로 광화문”며 “이번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도심재개발 공약과 맞물려 꾸준한 발전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개발 기대감과 꾸준한 수요세력으로 인해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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