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개발, 강북은 다시 뜰 것인가?
[부동산뱅크 2006/06/07 - 조회:10,144]
2002년 서울시는 강남권에 비해 낙후되어 있는 강북권 개발을 위해 뉴타운 사업을 발표했다. 강남권은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주거편의시설이 잘 갖춰진데다 높은 재정자립도를 기반으로 강북권에 비해 높은 주거만족도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002년 강북권 중심의 개발을 위해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북뉴타운은 기존의 낙후된 주거지역에 새로운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주택지를 재개발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지정됐다. 일반적으로 각 지구는 구역별로 나뉜 몇 개소의 재개발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소규모 구역단위로 이뤄져 체계적인 방식으로 개발되지 못한 기존 재개발방식을 탈피해 적정 생활권역을 묶어 공공부분의 지원을 받아 어느 정도 광역적인 개발로 진행한다는 점이 다르다. 현재까지 강북뉴타운은 2002년 은평, 길음, 왕십리 세 곳에 시범사업으로 지정된 이후 2차 12개소, 3차 10개소 총 25개 지역이 지정된 상태이다. 강북뉴타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서울시가 강북개발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각종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다. 그 동안 지역개발차원이나 주택시장에서 소외되었던 뉴타운사업은 강북개발의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북뉴타운은 현재 지구 지정이 되어있어도, 추진속도와 과정은 지구마다 사뭇 다르다. 현재 1차 3곳은 추진속도가 가장 빠르고, 2•3차 지정 뉴타운은 각 지구별로 추진일정이 각각이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체로 재개발 위주의 추진 방식이라 추진과정에 난관이 많고, 사업기간이 길어 각 지구별로 여건 차이에 따른 일정이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지구지정만 되어 있지 사업추진이 원활치 않은 지구가 많아 사실상 상당수의 2•3차 뉴타운은 개발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다. 뉴타운 개발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향후 10년 정도 사업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2010년대 중반 정도에야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측면으로 인해 정부는 최근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 총면적의 비율)과 층수 제한 등을 완화하는 ‘도시 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뉴타운 일부 지역과 지방재개발지구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될 경우 용적률과 층수제한이 대폭 완화돼 초고층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런 고밀 개발을 통해 스마트시티를 세운다는 방침이다. 재개발지역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소형평형 비율이 높아 인기가 떨어지는 단점을 개선해 수요층이 많은 중대형 평형 비율을 높이고, 각 재개발지구를 하나로 묶어 광역적인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재정비촉진지구의 지정 등 중앙정부차원의 지원이 된다면, 강북은 또 다른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강북권은 중앙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으로 인해 기존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인기주거지로서 떠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주택가격 및 강남과의 격차가 현저하게 커지는 상황에서 강북 개발이 체계적으로만 이뤄지고, 본궤도에 오를 경우 강북의 생활환경은 크게 개선될 뿐 아니라, 투자자의 관심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균형발전촉진지구, 강북권 지역중심권 활력 얻을 듯>
강북개발의 또 다른 한 축으로 ‘균형발전촉진지구’가 있다. 2003년 서울시에 의해 뉴타운사업과 함께 시작된 균형발전촉진지구사업은 지역간 균형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생활권 중심으로 성장잠재력이 큰 거점지역을 개발해 도시기능을 집중적으로 증진시키는 개발계획이다.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될 경우 해당지역에는 유통, 업무 정보산업 등의 기능을 유치시키고, 도시기발시설을 확충하는 등 거점기능의 도시개발이 이뤄진다. 뉴타운이 주거지역 위주의 개발방식이라면 균형발전촉진지구는 지역 내 상업, 업무, 산업 등의 거점기능을 가졌지만 낙후된 상태인 중심권을 개발해, 실질적인 지역중심으로 육성한다는 차이가 있다. 광역적인 기능을 가진 만큼 뉴타운에 비해 사업규모나 영역도 큰 편이다.
현재 균형발전촉진지구는 서대문구 홍제촉진지구, 동대문구 청량리촉진지구, 강북구 미아촉진지구, 구로구 가리봉촉진지구, 마포구 합정촉진지구 5개 지역이 시범촉진지구로 지정되었고, 2차로 중랑구 망우촉진지구, 강동구 천호성내촉진지구, 광진구 구의자양촉진지구 등 3개 지역이 지정되어 총 8개 지역이 사업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뉴타운 이외에도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도심이나 지역•지구중심을 광역적으로 개발할 경우 해당지역내의 활력도 높아질 것 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청량리촉진지구는 전농답십리뉴타운과 인접해 있고, 미아촉진지구는 뉴타운 시범사업지구인 길음뉴타운과 2차 뉴타운인 미아뉴타운과 인접해 개발지역이 가장 광범위하다. 더욱이 청량리촉진지구는 부도심으로, 미아촉진지구는 지역중심으로 다른 촉진지구에 비해 그 기능이 가장 넓다. 주거 이외에 지구중심을 갖춘 소규모신도시지역을 개발하는 셈이다. 균형발전촉진지구는 뉴타운과 더불어 강북권의 개발흐름과 그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개발호재라는 중요성이 있다. 전반적으로 균형촉진개발지구는 주거지재개발과 다른 차원인데다, 중앙정부차원의 지원은 이뤄지지 않아 추진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타운 강남대체는 어려워도, 강북 주거여건 개선돼 양극화 줄어들 수 있어…>
강북이 향후 10여 년의 기간 동안 개발과정을 거친다면 강남권을 대체할만한 여건을 가질 수 있을까? 아쉽게도 강북이 개발되더라도 강남권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기엔 한계성이 있다. 우선 강남이 전체적으로 신규주거지로 조성된 반면, 강북뉴타운은 몇몇 지구를 광역적으로 묶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라, 전체 지역을 개발하는 종합적 신규개발이 아니다. 또한 강남은 물리적 환경 외에도 각종 사회경제적 환경 등이 장기간에 걸쳐 차별화된 주거지역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강북뉴타운이 강남을 전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다소 무리일 것 같다. 하지만 강북권의 개발은 정책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정책과제라는 측면과 낙후된 지역을 기존과 다른 체계적인 접근 방식으로 개발한다는 점에선 과거의 개발방식과 크게 달라졌다. 또한 강북권의 여러 지역을 광역적으로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도 여전히 강북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관점에서 강북 시장에 대한 투자적 관점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엄연히 기반시설이 갖추어진 기존 시가지를 정책적 지원을 통해 새롭게 하는 개발방식이라면 개발이 완료된 후의 주거환경의 변화나 투자가치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체계적인 광역개발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게 되면 강북에 대한 평가는 주거지의 변화만큼이나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강북뉴타운에 투자를 고려할 경우 몇 가지 염두 해야 할 사항이 있다. 강북뉴타운은 막무가내식 투자접근은 삼가 해야 한다. 무조건 될 것이란 기대감에 묻지마 방식의 투자는 강북뉴타운의 추진방향을 생각하면 리스크가 높다. 강북뉴타운은 정책적 지원이나 지역별 여건에 따라 추진과정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개발위주로 개발되기 때문에 추진과정이 복잡하고 난관이 많아, 가급적 추진일정이 빠른 지역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진기간이 짧아질수록 위험성이 적고, 사업비용이나 투자자개인의 금융비용이 적어져 수익성이 좋아진다.또한 조합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강남권 규제에 따라 강북뉴타운이 상대적으로 그 인기가 부각되면서 일부 지역에선 지분쪼개기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조합원수의 증가로 이어져 투자수익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조합원수의 증가는 재개발 후 신규분양대상자수의 증가로 이어져 분양 받게 될 평형규모가 감소할 수 있는데다, 추진과정에 논란이 생겨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의 입장에선 금융 비용이 많아져 실익이 없어진다. 사업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곳 또한 정확한 사업규모 등이 불확실해 용적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 리스크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강남권이 가깝고 한강조망이 가능해 많은 거여마천지구와 더불어 인기를 끌고 있는 한남뉴타운이다. 한남뉴타운은 남쪽으론 한강이 북쪽으로 남산조망이 가능하고, 입지적 강점이 좋아 뉴타운 중에 가장 여건이 좋은 편이다. 현재 서울시는 용적률 170%로 계획을 잡고 있지만, 용산구는 230%를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의 안대로 170%로 추진할 경우 뉴타운내 거주자 3,000명 가량이 분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양세대수의 문제를 제외하고, 구릉지가 있는 지구여건에 한강과 강남쪽에서 남산조망을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하려면 용적률 강화가 힘들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뉴타운사업은 개발기간이나, 계획추진과정에 변수가 많아 철저한 조사가 필수적이다. 입지여건이나, 조합원수, 토지거래허가여부 등도 잘 파악해 분양을 받을 가능성이 확실한 물건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조합원수가 많을 경우 자칫하면 분양도 받지 못한 채 현금청산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 투자인 만큼 사업기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잘 고려해 단기간에 승부를 보는 식의 투자보다는 원칙 에 따른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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