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권과 조망권의 보호가치는?
[부동산뱅크 2006/05/02 - 조회:7,402]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환경권을 헌법상의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의 고층화가 주류를 이루면서 인접하는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들과의 사이에서 환경권으로서의 일조권과 조망권을 둘러싼 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공동주택의 일조권 확보를 위한 주거환경을 개선하여 국민들의 환경권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고 이웃간 분쟁을 감소시키기 위한 취지에서 공동주택의 높이를 인접대지경계선까지의 수평거리의 4배 이하에서 2배(근린상업지역․준주거지역 안의 건축물 및 다세대주택은 4배) 이하로, 2동 이상의 공동주택의 이웃 건축물간의 거리를 높이의 0.8배 이상에서 1배 이상으로 각각 조정하는 내용으로 건축법을 개정하여 2006. 1. 19.부터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높이가 30미터인 10층짜리 아파트의 경우 인접대지 경계로부터 15미터 이상 떨어져 지어야 하고 동간 거리를 30미터 이상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일조권이란 태양의 직사광선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역사적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디오게네스가 소원을 묻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햇볕을 쬘 수 있게 비켜주겠소?”라고 한 말을 가리켜 일조권을 최초로 주장한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일조권에 대하여는 건축법에서 일정한 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 법원은 건축법의 규정에 불구하고 동짓날을 기준으로 하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중 연속하여 2시간 이상,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8시간 중 총 4시간 이상의 일조가 확보되어야 하고 위 두 가지 기준 중 어느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일응 일조권이 침해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일조권 침해를 받은 피해자는 가해 건물의 소유자 또는 건설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아직 건물이 완공되기 전인 경우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조권 침해사실을 증명하여 공사중지 가처분도 신청할 수 있다. 일조권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인접 주택의 소유자로서는 일조권이 침해됨으로 인하여 떨어진 시가하락분을 손해로 청구할 수 있고 세입자도 일정한 금액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23층 20동 규모의 아파트 재건축 단지가 들어서자 인근 석관동 주민 43명이 재건축조합과 시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일조권과 조망권의 침해를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사건에서 법원은 일조권의 침해로 인하여 발생한 주택의 시가하락분의 80%를 배상하라고 한 바 있다. 피해액의 20%를 공제한 이유는 인접한 주민들도 장래에 재개발을 할 가능성이 높고 아파트 신축으로 주택 근처 도로가 확장되는 등 편리해진 부분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밖에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재건축사업과 관련하여 인접한 아파트 단지에서 제기한 일조권피해 분쟁에서는 약 100억원의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가 된 사례도 있다.
한편 일조권과 더불어 환경권의 주요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것이 조망권이다. 조망권이란 아름다운 자연적 • 역사적 혹은 문화적 풍물 등의 경관을 조망하여 미적 만족감이나 정신적 휴식을 향수할 수 있는 조망적 이익 내지 환경적 이익으로 정의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강 주변 아파트들이 한강 조망 등을 이유로 상당한 프리미엄이 부가되고 있고 용인시 인근 택지개발에서의 골프장 조망권도 분양가 등 시세에 반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청계천 복원에 따른 하천 조망권도 관심이 높아지는 등 강, 하천, 호수, 바다, 산, 공원, 골프장 등 특정 경관에 대한 조망이 주택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증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이 그에게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된다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여 조망권 자체를 보호하여야 할 환경권으로 인정하면서도 일조권과 달리 조망권 침해만을 이유로 손해를 인정한 사례는 거의 없고 일조권의 침해가 있는 경우에 조망권 부분을 끼워 넣고 있는 정도의 경향이다. 최근에 한강 조망권과 관련하여 서울 이촌동에 소재한 아파트 주민들이 바로 앞에 신축되는 고층아파트로 인해 종전에 누려온 조망권이 침해되었다면서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있을 정도이다.
환경권으로서의 일조나 조망에 대하여서는 건축법의 규정을 준수하였다 하더라도 법원에서 인정하고 있는 기준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침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최근 활발한 서울시 뉴타운 사업을 비롯 한 각종 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 및 개발사업의 시행자로서는 계획과 설계의 단계에서 미리 일조와 조망에 대한 검토와 분석을 통해 분쟁을 예방하여야 하고 투자자로서도 일조와 조망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고려하여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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