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청와대 삼청동길 맛집 상권
[부동산뱅크 2006/04/28 - 조회:8,312]
옛 것과 새 것이 더불어 살아 숨쉬는 곳.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삼청동길의 성격을 단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1960년대 한옥들이 그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갤러리, 카페 등이 나지막한 빌딩 속에 채워지면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공존하는 삼청동 상권을 둘러본다.
한옥, 신식 건물. 전통과 현대 대변
갤러리현대, 금호미술관, 학고재, 국제갤러리 등이 늘어서 있는 경복궁 미술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청와대와 총리공관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마주하게 된다. 진선북카페로부터 시작되는 길로 접어들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까지 1km 가량 이어지는 자그마한 맛 집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이 바로 삼청동길. 이 곳에 늘어서 있는 한옥들은 불과 600m 밖에 빌딩숲을 이루고 있는 도심과는 차단된 채 특유의 멋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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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진선북카페, 우:경복궁 미술관길 |
삼청동 일대는 도교의 태청(太淸), 상청(上淸), 옥청(玉淸) 등 3위를 모셨던 삼청전이 있었던 것에서 유래된 지명처럼 지금도 옛 문화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서울의 심장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놓여 16m 고도제한을 받고 있다. 때문에 삼청동 특유의 옛 집과 리모델링을 마친 신식 건물들이 전통과 현대를 대변하며 어우러져 있다.
지하철, 버스 등과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발달되면서 성장한 여타 상권과는 달리 이 곳은 경복궁 미술관길을 따라 들어오는 마을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이다. 삼청동길로 들어서는 경우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10여 분간 걸어 들어와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는 것. 그러나 오히려 ‘아는 사람만 들어온다’는 이 길의 성격은 삼청동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마땅한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들어서기 어려움에도 삼청동길이 지금과 같은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 삼청동수제비를 비롯한 이름난 맛 집을 드나드는 미식가들의 입소문 덕이다. 수제비, 칼국수, 한식당 등 전통 한옥 사이에서 생겨난 이 곳 메뉴가 유명세를 타면서 하나 둘 모여든 밥 집들이 지금의 ‘삼청동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미술관•노천카페 등 다양한 업종 들어서
3~4년 전부터 꾸준히 새로운 점포들이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한식당 일색이던 이 곳은 파스타 전문점, 유럽풍 노천 카페 등 다양한 업종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는 수입명품, 신발, 액세서리 전문점 등도 크게 늘어 지나가는 행인을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인근 인사동 갤러리가 이곳으로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미술관도 사람들을 모으는데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고가구, 한복 등과 같은 전통문화 예술품은 물론 박영률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 등과 같은 출판사 등도 자리잡으면서 학구적 이미지까지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인근 공인 관계자는 “하루 평균 200~300여 명이 이 길을 지난다”고 전한다. 그는 “삼청동길 앞에 자리잡은 국립민속박물관, 경복궁 등을 찾은 관광객이 이 곳까지 발걸음을 하기도 하지만 일부러 조용한 분위기를 찾는 20~40대가 주를 이루는 편”이라고 덧붙인다.
최근 삼청동 일대가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일반 한옥을 점포 용도로 리모델링하는 경우뿐 아니라 새 빌딩을 짓는 모습도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골목 안쪽으로도 한식당 등이 많이 생긴 편”이라며 “신축 상가의 경우 갤러리나 카페 등이 입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청동 S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맛 집을 찾아오는 단골이 많아 불황기에도 성업하는 몇 안 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삼청동길을 사이에 두고 들어서 있는 A구역 점포 시세는 10평짜리가 권리금 1억~1억 5,000만 원, 보증금 8,000만 원, 월 임대료 200만~300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B구역으로 구분되는 안쪽 길에도 화랑과 한식당이 성기게 들어서 있다. B공인 관계자는 “골목 안쪽 길의 경우 점포와 주택이 혼재해 있어 메인 길보다 매수세가 덜하긴 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시세는 비슷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B구역 점포 시세는 15평짜리가 권리금 1억 5,000만 원, 보증금 1억 원, 월 임대료 300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부동산뱅크 최윤희기자 yuny0807@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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