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2008/07/02 - 조회:6,901]
2008년 상반기, 2000년 이후 줄곧 부동산시장의 황제로 군림해왔던 경부라인이 끝 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반면 그간 소외 지역으로 외면 받아왔던 강북, 강서, 경기 북부 지역의 소형아파트는 불황기 틈새 투자처로 떠오르며, 그간의 설움을 떨처냈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기 마련. 소외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르는 사이 내 집 마련 대열에 끼지 못한 서민들은 쓴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이에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에서는 내 집 한 칸 마련하는 게 평생 소원인 소시민과 한푼 두푼 모아 만든 종자돈을 투자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에게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길라잡이가 되고자 한다.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상반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등락폭은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비강남권의 경우 그 동안 가격 상승의 피로감으로 급등세는 멈출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가격이 저평가돼 있고, 재개발 이주 수요가 기대되는 강서구, 중랑구, 금천구, 동대문구, 서대문구 지역을 중심으로 소형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단기 시세차익을 목표로 하는 단타 투자보다는 장기적 안목의 실수요적인 접근이 절실하다.
강남권의 약세보합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6월 1일 종부세 과세기준일이라는 큰 산을 넘었기에 급매물 출현은 줄어들겠지만 하반기에도 딱히 가격을 상승시킬 만한 호재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8월과 9월 송파, 강동지역에 2만 4,377가구의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당분간 강남 집값의 약세를 예상케 하고 있다. 그러나 입주쇼크가 예상되는 올해 말 바닥을 찍은 후 내년 상반기 봄 이사철을 시작으로 가격 상승에 재시동을 걸게 될 전망이다.
하반기 뉴타운(재개발) 구역은 ‘휴화산’ 같은 상태가 될 전망이다. 상반기 재개발 시장은 ‘MB효과’의 가장 큰 수혜를 입으면서 폭등에 가까운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입법예고한 상태고, 이런 규제들이 하반기에 대거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시의 경우 다음달 건축허가분에 대해 60㎡ 이하 소형 다세대 주택은 입주권 없이 현금 청산을 하기로 했고, 경기도 역시 8월부터 재개발 예정지 내 신축 다세대 주택에 대해 1개의 아파트 입주권만 부여하기로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뿐만 아니라 단기간 내 급등한 지분값에 비해 감정평가액이 낮게 책, 투자금이 시세를 밑도는 ‘깡통 입주권’까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입지여건을 고려한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해야 하고, 단기투자자들은 사업절차 및 수요 등을 꼼꼼히 체크하면서 투자에 임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상반기 서울 재건축 시장은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MB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3월 초까지 평균 0.62%가 오르는 상승국면을 유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규제 완화 정책이 나오지 않자 투자자들은 서서히 재건축 시장에 대해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세금 및 대출부담을 이기지 못한 집주인들은 급기야 실망매물까지 내놓으면서 6개월 만에 3.3㎡당가가 -2.97%나 빠지는 결과를 맛봐야만 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 가락시영 추가부담금 문제와 주공1, 2단지의 대규모 입주가 겹치면서 올 초 대비 -7.02%가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미뤄볼 때 2008년 하반기 재건축 시장은 ‘규제 완화’라는 특단의 대책이 수반되지 않는 한 하락국면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이 지나 세금 회피용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하락폭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조합설립인가만 받으면 바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는 등 사업절차가 간소화돼 사업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희망도 있다. 하지만 고가주택,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등 세제 완화가 당분간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수요자들을 끌어들일만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재건축 시장은 하락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분양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세부담과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분양가가 낮은 소형아파트는 대부분 순위 내에서 마감이 된 반면 분양가가 비싼 중대형의 경우 대거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청약률 제로아파트가 여전히 속출하면서 중견업체의 도산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하반기도 상반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분양가는 높아지고,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도 쉽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수도권 소형아파트 위주로 분양시장이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분양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적이 있는 판교, 광교, 청라, 은평 등의 알짜 택지지구에서는 하반기 역시 수십,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이 나타날 전망이다. 따라서 가점이 높은 청약자라면 입지여건이 뛰어난 소형아파트나 판교나 광교 같은 유망 공공택지 위주로 청약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고, 가점이 낮고 여유자금이 많은 청약자라면 알짜 미분양아파트나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떨어져 순위 내 마감이 어려운 랜드마크 위주의 중대형아파트에 청약을 하는 것도 좋다.
반면, 지방의 경우 규제완화에 따라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을 중심으로 국지적 단타수요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장 전망은 어둡다고 할 수 있겠다.
강북권을 중심으로 한 소형아파트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오피스텔이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공급물량이 부족해 매물 품귀현상을 겪으면서 오피스텔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급된 오피스텔 물량은 7,900실로 2005년 2만 3,000실 2006년 1만 2,000실 등 각각 52%(2만 3,000실→1만 2,000실), 65%(1만 2,000실→7,900실)씩 매년 공급물량이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수요자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오피스텔의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세금이나 대출 등 부동산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 오는 9월부터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오피스텔을 분양 받은 경우 최대 1년 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기 때문에 물량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 및 세금, 청약 등 주택에 대한 규제가 계속된다면, 틈새 투자처인 오피스텔은 올 하반기에도 인기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상가시장의 경우 올 상반기 전반적인 침체를 보인 가운데에서 지역별, 상품별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초기에는 새 정부 출범으로 부동산 관련 규제가 완화될 기대감이 풍부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고유가 파동에 따른 국제정서 불안과 광우병, AI로 인해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외식업이 크게 위축되는 등 상가시장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실제, 주요 상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명동, 영등포, 동대문, 이대 등지에서는 소비 위축으로 인해 권리금이 절반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하는 등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는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망 투자처라 불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이 몰려 있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서울의 마지막 노선이라 불리는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이 하반기 중으로 개통 예정이다. 고유가 파동으로 지하철 이용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역세권 상권을 비롯한 환승역 상가는 투자처로서 1순위로 꼽힐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7월과 9월에는 잠실2단지(리센츠 5,563가구)와 1단지(엘스 5,678가구)의 단지 내 상가가 입주시점에 맞춰 선보이게 되며, 가을에는 판교 중심상가, 노량진 민자역사, 동탄 메타폴리스 등 경쟁력을 갖춘 상가들이 저마다 분양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이들 유망 지역으로 투자수익을 거머쥐려는 투자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으로 판단되는 반면, 그 외 지역들은 이들의 분양 성공 여부에 따라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뱅크 취재팀 leejm@neo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