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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분석] 명동 패션 상권

[부동산뱅크 2006/01/16 - 조회:10,039]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멋과 유행의 중심지 ‘패션 1번지’ 명동 상권. 지하철 2·4호선 역세권과 1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버스 노선을 바탕으로 하루 150만 명이 넘는 유동인구를 갖고 있다. 과거에 그랬듯이 지금도 젊음과 활기를 무기로 최고 상권을 자랑하고 있는 명동 상권을 알아본다.



1960년대 이후 본격적인 상권 형성

외환위기 이후 시장화 현상 나타나



조선시대까지 주거지역이었던 명동은 일제시대 충무로 일대가 발전하면서 함께 상업지역으로의 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1560년대 이전까지는 상권이라기 보다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예술의 거리’에 불과했다. 각종 다방과 주점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인이 모여 들었던 것. 특히 소설가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한 이봉구 선생은 ‘명동백작’이란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명동을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명동의 본격적인 개발은 지난 1956년 이후 도시재개발이 시행되면서부터다. 고층빌딩과 대형백화점, 고급 쇼핑센터 등이 속속 들어서며 유행을 주도하는 쇼핑 중심지의 상권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에 명동은 유명 패션 업계라면 필히 지점을 내야 하는 필수 코스로 통하기도 했다.



화려함을 영원히 잃지 않을 것 같던 명동은 90년대 들어 강남, 대학로, 동대문상권 등의 급속한 성장으로 상당수 유동인구를 뺏기자 잠시 휘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1997년 말 불어 닥친 외환위기 한파는 명동 상권 퇴화에 불을 댕겼다. 각종 유명브랜드 업체로 이뤄졌던 만큼 그 어느 상권보다 고급스러움을 뽐냈던 곳이지만 경기 불황으로 인한 업체의 파산은 오히려 명동 상권의 발목을 잡았던 것.



대부분의 업체가 명동을 등지고 할인매장, 땡처리매장, 각종 좌판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자 고급상권의 대명사인 명동에도 급격한 시장화 현상이 나타났다. 명동컨설팅 유승배 전무는 “승승장구했던 명동 상권이 IMF 이후 고급 브랜드는 강남에 뺏기고 중저가 시장으로 재편되며 많이 역전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명동상권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하지만 2000년 6월,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연결된 밀리오레 오픈에 이은 명동일대 관광특구 지정으로 명동 상권은 다시 한번 재기의 기회를 얻는다. 특히 한류바람에 따른 일본 관광객 유치 성공은 명동이 옛 명성을 찾을 수 있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다. 때 맞춰 인근 영플라자(구 미도파백화점)가 변신에 성공하고, 명품관 애비뉴엘 개점, 신세계백화점의 리모델링 등과 같은 쇼핑센터 재정비가 잇따르면서 명동에서 떠나간 고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비싼 땅값에 임대료도 최고 수준

적자 감수한 ‘안테나 샵’ 입점



잠시 빛이 발했던 명동이지만 땅값만은 여전히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국세청의 공시지가 발표에 따르면 가장 높은 순위 5위까지가 모두 명동에 위치해 있다.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중구 충무로1가 24-2번지 파스꾸찌(구 스타벅스)자리는 무려 평당 1억 3,900만 원이나 한다. 하지만 이는 공시지가 불과할 뿐. 실제 시세는 공시지가의 3배 가량은 된다는 게 인근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임대료 역시 일반인의 상상을 불허한다. 위치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지만 최고 입지로 꼽히는 중앙로에 위치한 매장들은 보증금이 최하 6억 원 선. 땅값 전국 1등 파스꾸찌 매장은 보증금이 무려 3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 임대료도 5,000만~1억 6,0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다.







이러한 높은 임대료 탓에 중앙로(A)는 대형 브랜드 업체들의 천국이다. 한때 고급 매장이 떠난 자리를 차지했던 보세 매장은 높은 임대료에 따른 수익 악화로 얼마 버티지 못했고 그 자리는 또 다시 대형 브랜드 업체들의 차지가 되고 만 것. 현재 1층에만 65개 가량의 매장이 있는 이 곳에 보세 매장은 단 3개뿐이다. 그나마 50평 이상 사용하는 브랜드 매장에 비해 10평 미만의 매장을 사용,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대형 브랜드 매장이라 해서 모두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앙부동산 관계자는 “일부 수익이 좋아 매장을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패션 1번지에 우리도 매장이 있다는 광고를 하기 위해 낸 속칭 ‘안테나 샵’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어 “중앙로에 매장 교체가 빈번한 것도 몇 개월 광고를 하고 됐다 싶으면 나가고 다른 업체가 광고를 위해 또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높은 임대료 탓에 수익 내기는 어렵지만 10~5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광고 효과만은 톡톡히 누리는 셈이다.



아바타몰을 기준으로 사보이호텔로 올라가는 골목(B)은 10~20대의 젊은 유동인구를 무기로 다양한 보세 가게가 들어서 있다. 옷, 신발, 가방 및 액세서리 등의 보세 가게가 약 40개 정도로 28개가 들어서 있는 브랜드 매장에 비해 월등하다. 입지별로 가격 차이가 크지만 보세 가게의 경우 10평 기준(브랜드 매장 제외)으로 보증금 1억 원, 월세 1,000~3,000만 원 가량에 권리금 2억 원 선이다. 명동컨설팅 유 전무는 “보세 가게는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매장을 유지할 수 없겠지만 워낙 찾는 이가 많아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임대료를 부담하면서도 매장을 접는 일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후아유~신한은행에 이르는 골목(C)은 옷, 수제화집, 속옷 등 패션 상권 외에도 먹거리와 미용실, 커피숍, 호프집 등 다양한 상권이 자리잡고 있다. 20~40대의 청장년층을 주 대상으로 하지만 A, B구역에 비해 인구가 많지 않아 15평 기준(브랜드 매장 제외), 보증금 1억 원 선, 월 임대료 1,000~2,000만 원 가량이다. 권리금은 1억 원 안팎.



한편, 금융의 메카라고 볼 수 있는 아바타~명동성당까지의 명동길은 은행, 증권 등의 점포가 주로 변화가 가장 없는 길 중 하나다. 매장의 드나듦이 없는 만큼 매물도 거의 없지만 시세는 B상권과 비슷할 것이라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 B상권에 위치한 브랜드 매장과 비슷한 보증금 1억 5,000만~5억 원, 월세는 1,500만~6,000만 원 선에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







인근 S공인 김 실장은 “중앙로는 워낙 가격이 높아 광고 효과를 노리는 안테나？？위주의 매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그 외 매장들은 비싼 임대료 이상으로 매출이 일기 때문에 매장을 유지하는 것 아니겠냐”며 “명동에 한번 들어온 업체는 그 어느 곳에도 이만한 상권을 만날 수 없기에 임대인이 무리하게 임대료를 올리더라도 좀 더 싼 구역으로 매장만을 옮겨갈 뿐 명동을 떠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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