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 천호역 복합상권
[부동산뱅크 2006/05/18 - 조회:14,276]
‘대형상권에도 절대 기죽지 않는다’ 서울 외곽이라는 지리적 약점 탓에 ‘동네상권’에 불과했던 천호동 상권. 그러나 서울 대표 윤락가라는 묵은때를 씻어낸 이 곳에는 새로이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로데오거리가 들어서며 강동권을 대표하는 알짜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낮이면 주부들이 밤이면 젊은이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는 곳, 작지만 알찬 천호역 상권을 둘러본다.
윤락가에서 젊은 상권으로 ‘변신성공’
10대부터 주부까지 다양한 소비층
대규모 아파트 단지, 백화점, 레저타운 등이 들어서며 하루게 다르게 발전하는 잠실에 비해 소외지역에 속했던 천호동. 이곳에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서울의 대표적인 집장촌 중 하나인 ‘천호동 텍사스’가 자리잡으면서부터다. 약 3,911평 규모로 한 때 1,000여 개의 윤락업소가 성업했던 구사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술집,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와 숙박시설이 들어서며 본격적인 상권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을 기점으로 윤락가가 하나 둘 자리를 뜨면서 유흥업소도 함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천호동 로데오거리>
이에 앞서 하루 평균 8만 명이 오가는 5호선과 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이 지난 1999년 7월 개통(8호선 잠실~암사 구간)하면서 천호동은 인구유입이라는 상권형성의 필요조건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이미 자리잡고 있던 현대백화점 천호점(1997년 8월 개점)옆에 이마트(2000년 개점)가 나란히 들어서며 자연스레 윤락가가 위치했던 구사거리 일대에서 환승역과 백화점, 대형마트가 들어선 신사거리 일대로 천호동 상권중심이 이동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5호선, 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과 불과 5분 거리에 쇼핑시설이 몰려 있는 등 편리한 교통을 자랑하다 보니 이곳은 강동구 전역과 광진구, 중랑구 일대에서 모여드는 주부들의 발길이 한낮에도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버스를 이용해 하남시, 구리시, 남양주시 등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소비자들도 천호역 상권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백화점이 문을 닫는 저녁시간 이후로는 할인점을 이용하는 가족단위 소비자와 로데오거리를 찾는 10~20대 젊은층 수요가 중심을 이룬다.
<천호역 상권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마트 천호점과 현대백화점>
로데오거리, 옷장사보다 술장사
천호역 상권에서 A급으로 통하는 곳은 지하철 5호선, 8호선 천호역 5번 출구에서 현대백화점과 이마트를 지나 로데오거리까지 이어지는 길(A구역)과 로데오거리(B구역).
이 중 대로변으로 이어지는 A구역은 낮에는 현대백화점과 이마트를 이용하려는 주부들이 몰려들고, 저녁부터 늦은 밤까지는 지하철에서 로데오거리로 진입하려는 젊은이들의 통로 구실을 하면서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상권의 길이가 200m가량으로 짧은데다 덩치 큰 상점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개인은 매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매물이 쉬 나오지 않으면서 1층 15평 기준으로 권리금만 4억~5억 원을 호가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보증금은 1억~3억 원, 월세는 500만~700만 원 수준이다.
지상 5층 높이의 빌딩이 늘어서 있는 A구역 1층에는 남성품, 화장품 전문점, 액세서리 가게, 캐주얼 의류 브랜드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 3층에는 주로 인근 사무실 직원과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과 카페 등이 영업중이다.
주로 3층 규모의 나지막한 건물들이 300m가량 이어지는 B구역은 패션쇼핑몰 나비를 제외하면 1층 전체 40~50개의 점포 중에서 의류관련 점포가 25개 정도에 불과해 로데오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브랜드 매장도 ABC마트(신발 멀티샵), 나이키, 뱅뱅, 메이폴, 리바이스, 컨버스 등 10여 개 정도다.
대신 1층에는 TODACOSA, ETUDE HOUSE 등 10대나 20대의 가벼운 지갑을 노리는 화장품 전문점 이나 액세서리 가게 등이 2~3층에는 한 층 전체 규모로 호프집이나 바, 노래방, 사주카페, 커피숍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로데오거리라고 해도 의류점포보다 호프나 액세서리 가게 등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때문에 옷을 사러 오는 사람들보다 음식점이나 주점을 찾는 수요자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B구역 1층 매장의 경우 15평형 기준으로 권리금이 2억~3억 원에 보증금이 5,000만~2억 원, 월 임대료는 300만~1,000만 원 수준이다.
이마트 뒤편 이면도로에는 비교적 넓게 먹자골목(C구역)이 자리자고 있다. 과거 윤락가로 통하는 골목이었던 이 곳은 최근에는 유흥업종은 자취를 감추고 30~4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아구탕, 감자탕, 곱창 등의 한식당과 세련된 분위기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는 스테이크전문점, 호프, 쌀국수 등의 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 C구역의 경우 1층 20평 기준으로 권리금이 1억~1억 5,000만 원 정도에 보증금 5,000만~1억 원, 월세는 300만 원 정도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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