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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서울 동막골 한양주택, 두 번 수용 웬 말

[부동산뱅크 2006/05/18 - 조회:7,976]

“보상 필요없다!! 한양주택 존치하라”, “두 번 수용이 웬 말이냐, 한양주택 존치하라”, “이대로 행복하다, 거주의 자유를 침범하지 마라” 한양주택마을 초입에는 이 같은 현수막들이 걸려 있고, 할머니들이 SH공사와 서울시 직원들이 나타나는지 망보는 작은 천막이 있다.



한양주택은 지난 1974년 남북 공동성명 이후 북측대표단 방문에 대비해 북한산을 배경으로1만 7,000평 대지 위해 조성된 214가구의 단독주택단지다. 그러나 2003년부터 서울시가 주도하는 뉴타운 개발지구에 포함되면서 주민들은 마을 존치를 요구하며 지난 2년간 SH공사를 상대로 기나긴 싸움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는 월~금요일까지 시청 앞에서 뉴타운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재개발 반대론을 펼쳐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효율적인 뉴타운 사업을 위해 한양주택만 제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공사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마을사람들이 이곳을 이처럼 지키려고 하는 것은 ‘서울의 동막골’로 불릴 만큼 보기 드문 생태마을 이기 때문이다. 마을 주변은 북한산과 구파발화훼단지 등 자연녹지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마을 정원에는 주민들이 잘 가꿔 놓은 목련, 장미 등이 만발해 있다. 비록 정치적인 이유에 의해 건설된 마을이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1996년에는 서울시로부터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을 받기도 했다. 한 마을 주민은 “1년에 3~4번씩은 영화나 드라마를 찍겠다며 촬영의뢰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또 이 마을은 잘 계획된 시범마을답게 담장이 없는 개방형 구조로 지어져 넓은 마을길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지금까지 주차문제로 이웃간에 얼굴 붉히는 일이 거의 없었다”며 “외부차량까지 주차를 하고 있지만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까지 걸어서 10분 이내에 이용가능하고, 8차선도인 통일로를 이용해 서울 도심 및 고양, 의정부, 일산 등의 수도권으로 30분 이내에 도달이 가능하다.



이렇게 주거쾌적성 및 교통여건이 좋다 보니 한번 이사를 오는 사람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고 마을 사람들은 말한다. 허 모씨(여, 44세)는 “큰 아이가 아토피가 심해 10년 전에 목동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한양마을로 이사 왔다”며 “이 마을로 들어오자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의 아토피는 깨끗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재심 한양주택위원장은 “마을 사람들의 절반가량은 이 마을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들”이라며 “단순히 보상금을 위해서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터전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거주하고 있다면서 두 번 수용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한양주택 입주민들에게 주어지는 42평형 입주권도 그림에 떡이나 다름없다. 인근의 은평공인 관계자는 “현재 사업진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1지구와 2지구의 경우 보상금이 평당 500만~800만 원선에 책정됐다”며 “한양마을도 이와 비슷한 금액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42평형은 원가연동제의 적용을 받지 않아 1,2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주하기가 더 힘들다”고 전했다.



또 W공인 관계자는 “한양주택은 뉴타운 사업이 시작되기 전만해도 건평 50평짜리 주택이 3억 1,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을 정도로 고급주택지였지만 현 시세의 보상금으로는 경기도 외곽으로 나가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양주택위원회는 “올 11월에 있을 뉴타운 사업에 대한 재결신청때 까지는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계속 투쟁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부동산뱅크 이정민 기자 leejm@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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