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 수유역 상권
[부동산뱅크 2006/05/25 - 조회:6,037]
북한산 골짜기에서 내려온 물이 이곳에서 흘러 넘쳤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수유동(水踰洞). 현재는 밤마다 ‘먹고 마시고 즐길 거리’를 찾아 오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서울 동북지역 대표 유흥상권으로 자리잡았다.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하게 빛나는 곳, 수유역 상권을 조명해본다.
서울 동북지역 대표 유흥상권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소비층
여느 상권과 마찬가지로 수유역 상권도 이 일대 교통여건의 향상과 함께 성장•발달해왔다. 상권 형성의 물꼬를 튼 것은 서울과 경기도 북부, 강원도를 연결하던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 일부가 수유리로 옮겨 오면서부터다. 이후 1985년 지하철 4호선 수유역이 개통하면서 역세권 상권으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1995년 강북구청이 개청하면서 상권 활성화에 힘을 실어줬다.
<수유역 상권 먹자골목(B구역)>
또 동부간선도로가 개통하기 이전에는 양주나 의정부 등지에서 서울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현재 수유역이 위치한 도봉로로, 이길은 상습 정체구역으로 이름을 날릴 정도로 유동인구가 넘쳐났다. 동부간선도로가 개통한 현재는 도로사정은 훨씬 나아졌지만 아직도 수유역 일대는 서울 강북권과 종로, 동대문, 강남 등지를 연결하는 15개 가량의 버스가 운행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때문에 이곳은 출근인파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한낮에도 쌍문동, 미아동, 번동, 우이동 등지에서 버스 환승을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 유동인구를 타깃으로 하며 생성되기 시작한 것이 20대 젊은층부터 30~40대 회사원들까지 다양한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유흥가. 수유역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서울 동북권에서는 나이트클럽 등 유흥가 하면 수유리부터 떠올린다”며 “인근 대학로나 성신여대 등지의 젊은층과 도심 직장인들이 주로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버스전용차선이 생기고 의정부 등지를 오가는 버스들이 새벽 1~2시까지 운행하면서 경기북부의 소비층까지 흡수하고 있다.
유흥업소를 찾아 모여든 사람들이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역세권을 바탕으로 이미 형성돼 있던 이면도로 먹자골목이 더욱 활성화됐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S공인 관계자는 “유흥업소를 찾은 사람들이 이면도로까지 유입되면서 먹자골목도 자연스레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탄탄한 수요층 “불황 몰라요”
먹자골목, 젊은층 지갑사정 고려해야
이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몰려드는 유동인구에 비해 수유역 상권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 지금 같은 불황기에도 권리금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수유역 상권은 지하철 4호선 수유역을 기준으로 도봉로 양쪽으로 400m가량 이어지는 대로변과 강북구청 인근 이면도로 먹자골목으로 크게 구분된다.
도봉로를 기준으로 북쪽 대로변(A구역)은 지하철 이용 인구와 먹자골목으로 진입하려는 사람들로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 1층 매장에는 ASK, 스프리스, 리바이스 등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잡는 의류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외에도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더바디샵, 더페이스샵 등 20대 초•중반을 겨냥하는 체인점이 다수 눈에 띈다. 2, 3층 매장에는 미용실이나 병원, 노래방 등이 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A구역은 수유역 상권 중 권리금도 가장 세, 1층 15평 기준으로 권리금 3억~6억 원, 보증금은 5,000만~2억 원, 월세는 300~500만 원 정도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대로변 점포 권리금도 작년에 비해 1억 원 정도 떨어졌다”며 “그러나 이곳은 고정 유동층을 확보하고 있어 다른 상권처럼 권리금이 수직 하락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더페이스샵과 나이키 사이 이면도로와 강북구청으로 이어지는 길이 먹자골목(B구역). 주로4~5층 높이의 건물 1층에는 돈까 스, 김밥, 삼겹살 전문점 매장, 2~4층에는 노래방, 호프, PC방 등이 성업중이다. 이곳은 주로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층이 많이 찾기 때문에 삼겹살이나 닭갈비 등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곳이 ‘장사가 잘 된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의 귀띔이다. 강북구청으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해물탕, 보쌈, 감자탕 등 30~40대를 타깃으로 하는 음식점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B구역은 1층 15평 기준으로 권리금 5,000만~3억 원, 보증금 3,000만~1억 원, 월세는 300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도봉로를 사이로 A구역과 마주보고 있는 대로변(C구역)은 A구역과 달리 규모가 큰 건물에, 은행 등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다. C구역 1, 2층에는 KFC, 스타벅스, 피자헛 등 본사직영으로 운영되는 체인점이 주로 위치해 있어 매물이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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