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교실] 철거가옥 투자가이드
[부동산뱅크 2007/02/01 - 조회:6,417]
‘강남아파트 시세 반값에 입주’ 내집마련을 준비중인 무주택자라면 싼값에 강남권 요지에 입성할 수 있다는 특별분양 광고에 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철거예정 가옥에 투자해 서울시에서 개발하는 택지지구 입주권을 획득할 수 있는 ‘특별분양’은 그 매력만큼 놓치기 쉬운 함정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초보 투자자들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철거가옥 투자의 허와 실을 짚어본다.
특별분양 입주권, 언제 발생하나?
특별분양이란 도시계획사업, 택지개발사업, 시민아파트 정리사업 등으로 인해 주택이 철거될 때 원주민들에게 SH공사에서 분양하는 택지개발지구 아파트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을 말한다.
먼저, 서울시내에 SH공사가 조성한 택지지구 내에 위치한 주택은 철거가옥으로 간주돼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택지개발사업이란 도시지역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 그린벨트 등 낙후된 미개발지를 선정•개발해 저렴한 주택지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쓰레기가 지천으로 쌓인 버려진 땅에서 쾌적한 주거지로 변신한 상암지구를 생각하면 택지개발사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택지지구 원주민들은 기존 주택의 면적이나 해당 지구 내 실거주여부를 떠나 전용면적 25.7평 규모의 아파트를 배정받고 개발 후 최우선 순위로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그러나 기존 원주민이 아닌, 해당 지구의 주민공람공고 이후 주택을 취득한 경우라면 투자환경이 크게 달라진다. 이때는 투기 방지를 목적으로 매입한 주택에 실거주를 하고 세대원 전원이 입주때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고 있어야 입주권이 주어진다. 이때 주어지는 입주권도 전용면적 18평 아파트로 제한된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또, 택지개발지구 입주권이 발생하는 보상시점에 철거가옥을 구입하는 것은 ‘입주권 양도’로 분류돼 적발시 무효처리가 된다.
서울시에서 실시하는 도시계획사업에 따라 철거되는 주택 소유자도 보상비와 함께 택지개발지구 아파트에 우선 입주할 수 있는 입주권을 부여 받는다.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 무허가건물이라고 하더라도 구청의 무허가건축물가옥대장에 올라있다면 입주권이 주어진다.
이때 입주권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사업시행인가고시일 이전부터 보상일까지 해당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고, 입주권 신청일 현재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여야 한다. 입주권 지위를 갖고 있다면 ▲만 20세 이상 ▲국민주택 등 특별공급 신청을 하도록 통보 받은 세대주로서 통보일 현재 서울특별시 관할 구역 안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자 ▲ 무주택 세대주의 자격을 갖춘 사람에 한해 특별분양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다.
특별분양 받을 수 있는 아파트 규모는 철거주택 면적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기존 철거가옥의 면적이 12.1평(40㎡) 이상일 경우 전용면적 25.7평, 12.1평 미만일 경우에는 25평형 입주권이 주어지게 된다.
택지지구 입성, 곳곳이 함정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자격만 살펴보면 컨설팅 업체의 주장처럼 손쉽게 강남권에 입성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특별분양을 받아 내집으로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철거가옥 투자다.
우선, 철거가옥을 매입할 때는 입주권이 주어지지 않는 속칭 ‘물딱지’가 아닌지 주의해야 한다. 애써 투자해 마련한 가옥이 도시계획사업에 포함돼 있지 않을 경우 ‘도루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철거예정가옥을 매입하기 전에 반드시 도시계획확인원을 떼보고 해당 가옥이 위치한 곳에 공용주차시설, 소방도로, 공원용지 등의 계획이 잡혀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사업시행인가 고시 후 또는 철거가옥주에게 입주권이 확정된 이후 입주권을 따로 거래하는 것도 속칭 ‘딱지거래’라고 해서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 경우 입주권을 무효로 하거나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도 사업인가를 위한 공람공고일 이후에 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변경해 해당 건축물의 소유권을 새로 얻는 경우에도 특별공급대상에서 제외된다. 철거 건축물을 공동소유한 경우에는 공동소유자가 지정한 대표자 1인 또는 공동명의로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공동소유자 전원이 철거되는 건물 외에 다른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안 되는 까다로운 제약사항이 따라붙는다.
어려운 과정을 헤치고 입주권 자격을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택지지구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다. 보상협의가 끝나고 입주권을 취득한 시점부터 6개월 내에 택지지구 입주신청서를 내지 않으면 입주권 지위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즉, 세곡이나 우면지구를 목표로 철거가옥 투자를 했다고 6개월 내에 이들 지구에서 신청을 받지 않는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지구에 신청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강남권 택지지구를 노리고 철거가옥을 매입할 예정이라면 입주권 발생시기와 해당지구의 접수시기를 염두에 둬야 성공적인 철거가옥 투자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지구 신청 후 보통 입주 6개월 전에 실시되는 동호수 추첨 전까지는 한 번에 한해 지구를 변경해 신청할 수 있다. 원하는 택지지구 입성의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입지가 뛰어난 택지지구의 경우 경쟁률이 높아, 당첨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하고 있어야 한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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