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부동산] 3월은 ‘집값 상승’의 계절?
[부동산뱅크 2007/02/28 - 조회:10,996]
겨우내 얼어붙었던 천지만물이 소생하고 번영한다는 계절, 봄. 그 봄을 알리는 3월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봄이라고 하기엔 바람이 제법 쌀쌀하지만, 싱그러운 봄기운이 여기저기 감돌고 있다.
더불어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부동산시장에도 활기찬 봄기운이 느껴진다. 감정이 있을 리 없는 부동산이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주체가 ‘사람’인지라 겨울이면 몸을 웅크리고 따뜻한 봄이 되면 몸을 푸는 양상을 띠는 것이다. 특히 그 어느 것보다도 택일에 민감한 분양시장은 3월만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례로 올 1,2월 수도권 내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8개밖에 없었지만, 3,4월 분양을 기다리고 있는 단지는 75개에 이른다. 2월에서 3월로 ‘숫자’ 하나 바뀌는 것 뿐인데 분양물량이 9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숫자 3의 위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3월 분양시즌으로 들어서는 것과 함께 집값도 술렁이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높게 책정되는데, 이때 인근 아파트 가격이 비싼 분양가에 맞춰 동반 상승하는 형국을 보이는 탓이다. 여기에 뒤늦은 학군 수요와 신혼부부까지 가세함으로써 본격적인 집값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지난 1997년 이후 10년간의 3월 집값 동향을 살펴보면 이 같은 흐름은 더욱 확실해진다. 외환위기로 경제가 휘청였던 1998년과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3월을 제외하고는 매해 이 시기 집값 오름세를 형성한 것이다. 특히 지난 2002년 3월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4.36%로, 전달 878만 원이었던 평당가가 900만 원대를 돌파한 916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3년 가을 발표된 ‘10.29’대책의 영향권을 유일하게 벗어났던 시기도 바로 3월을 전후해서다. 당시 금융, 세제, 공급, 제도개선 등을 총망라한 10.29대책은 정부에서 되려 경착륙을 염려했을 만큼 효과가 셌던 대책이다. 실제 대책 발표 직전 평당 1,205만 원이던 서울 집값이 2005년 1월 1,134만 원으로 -5.9%의 변동률을 보였을 정도다.
하지만 봄철 수요가 늘어나는 3월만은 달랐다. 1년 넘게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가운데 2004년 3월을 전후한 2~4월에는 유독 0.86~1.20%씩 상승했던 것이다. 안정과 조화의 숫자로 추앙 받던 숫자 ‘3’이 부동산 한파 속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그리고 2007년, ‘3’이라는 숫자가 또 한번의 기적을 이뤄내길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연이어 발표된 3개의 대책으로 부동산경기 경착륙이 우려되고 있지만, 이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급격한 집값 하락이 아닌 안정세를 이어갈 수 있는 3월이 되길 기대해본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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