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선택
[부동산뱅크 2008/12/12 - 조회:6,203]
최근 역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세입자들의 얼굴이 울상이다. 전세 만기 도래에도 불구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부동산뱅크가 안전하게 전세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지급명령 및 민사조정, 신속ㆍ저렴해
“새로 이사 갈 집은 구해졌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이도 저도 못하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에 살고 있는 이상헌(36세, 남)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주변으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넘쳐나면서 전셋값은 2년 전 계약한 3억 5,000만 원보다 1억 원이나 빠졌지만 새로운 세입자는 구해질 기미가 안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집주인은 전세가 먼저 빠져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이렇듯 전셋집이 빠지지 않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나면서 임대차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분쟁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세입자는 계약 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임차인에게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해야 한다. 이때 구두보다는 좀 더 확실한 내용증명으로 보내는 것이 좋다.
내용증명을 보내고 계약 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에는 집에 계속해서 거주하면서 지급명령제도나 민사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지급명령은 소송절차 없이 판결문과 같은 효력을 얻을 수 있는 제도로 지급명령신청서 4부(원본 1부, 부본 3부)와 임대차계약서, 주민등록등본, 영수증 등을 준비하고, 채무자의 주소지 관할 법원에 신청을 하면 된다. 민사조정의 경우 당사자 쌍방이 법원에 출두함으로써 조정위원회가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 주는 것으로 법원에 있는 민사조정신청서를 작성, 증빙서류 등을 첨부해 접수할 수 있다. 이들 제도는 인지대가 저렴해 지급명령제도는 민사소송의 10분의 1, 민사조정은 5분의 1밖에 들지 않는다.
만약 불가피하게 임차인이 이사를 나가야 한다면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이 필수다. 이는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주민등록 이전으로 인해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고, 임차인이 권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했을 시는 이사 전에 등기부등본을 떼 임차권 등기 설정 여부를 확인해야 대항력이 없어지는 낭패를 면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급명령제도나 민사조정은 종국적인 분쟁해결방법은 아니다. 임대인에게는 이러한 제도에 응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전세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구속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즉 지급명령 또는 민사조정 결정서를 받고 2주 안에 임대인이 이의신청을 할 경우에는 강제집행이 불가하고, 민사소송으로 넘어가게 된다.
보증금반환 청구소송, 법적 구속력 강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보증금반환 청구소송을 통한 강제경매 신청이다. 보증금반환 청구소송을 하게 되면 임차인은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에 대한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현 소송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임차인은 계약이 끝나 집을 비워준 이후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보증금의 평균 연 20%에 달하는 금액을 보상받게 된다.
하지만 보증금반환 청구소송의 경우 민사조정에 비해 기간이 오래 소요된다. 판결이 나는데만 한달 이상이 걸리고, 집이 경매에 넘어가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는 수개월이 필요하다. 낙찰가가 보증금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청구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저당권 등의 담보채무가 많은 주택이라면 경매에 넘어간다 해도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인지대도 지급명령이나 민사조정에 비해 비싸 소송목적의 가액(소가)이 ▲1,000만 원~1억 원 미만일 경우 소가의 1만분의 45에 5,000원을 더한 금액 ▲1억 원~10억 원 미만일 경우 소가의 1만분의 40에 5만 5,000원을 가산한 금액으로 계산된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보증금 분쟁 해결을 위해 ‘전세금 보장’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에 가입할 경우 임차인은 전세기간 동안 보증금에 대해 ▲아파트 0.375% ▲기타 주택 0.425% ▲주택 이외의 건물 0.7%에 해당하는 납입금을 매달 나눠서 내게 된다. 만약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30일이 지난 시점에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다면 보증금 또는 보증금에 일정 금액(법적 비용, 연체 이자 등)을 가산해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전세 계약 체결일로부터 5개월 이내에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뱅크 김경진 기자 myoversun@neo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