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선택
[부동산뱅크 2009/02/06 - 조회:25,033]
관악 푸르지오 2,496세대가 사는 아파트단지 이야기
편집자 주) 현재 '봉천동' 지역 환경이 크게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달동네' 이미지를 계속 연상시킨다는 지역주민들의 요구로 '동 명칭 개정' 작업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 소개되는 아파트가 '달동네 아파트(?)'라는 게 결코(!) 아닙니다. 그 지역의 과거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 조명해봄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도와주기 위함입니다.
○ '봉천동'하면 '달동네'가 떠오른다는 분들을 위한 이야기
옛날 이야기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1950년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개발을 위해 서울에도 공단이 조성되었는데요. 대표적인 공단이 구로공단이었습니다. 바로 이 공단으로 인해 공단과 가까운 신림동, 봉천동, 가리봉동 등지에 서민주거지역인 달동네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달동네라는 말이 보편적이지 않았는데요. 1980년대 '달동네'라는 일일 연속극이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은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은 서민들의 집을 달동네라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이낙훈, 강부자, 서승현, 추송웅씨와 아역배우 똑순이 등 서민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야기였는데…… '똑순이' 김민희씨가 크게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 후에 '서울의 달'이란 또 다른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최민식, 한석규, 채시라, 홍진희, 김원희, 백윤식, 김용건 등등. 달동네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 드라마였는데…… 한석규와 채시라, 최민식의 지고 지순한(?) 삼각관계로 재미를 더해줬었던 드라마로 기억합니다.
그때만 해도 달동네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과거에 '달동네'로 불려졌던 곳들 중 하나가 바로 '봉천동' 입니다.
대부분의 달동네는 산 중턱에 자리잡기 마련이고,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형태를 띠게 됩니다. 물론 계획된 주거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골목은 비틀비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집들도 요기조기 먼저 짓는 순서대로 자리를 잡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자꾸자꾸 산꼭대기로 올라갈 수 밖에 없고요.
지금의 시선으로 돌아보면 주거환경은 열악했지만 그 속에서는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면서 고달픈 현실을 이겨내고 내일의 희망을 갖고 살았던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현실로 돌아와서, 엉뚱한 질문 한가지 드려볼게요. 위 사진처럼 산 위로 올라간 달동네에 아파트를 마음껏 지어보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아파트를 지어보시겠어요?
이번 주 매치메이킹과 함께 '아파트 단지여행'을 떠날 곳은 봉천동 달동네를 새로운 주거단지로 360도 탈바꿈시킨 '관악푸르지오' 아파트입니다.
○ 관악푸르지오를 잠시 조망하는 4장의 사진
앞에서 보여드린 과거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라 할만 하지요? 과거는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습니다.
○ '개발'이야기를 먼저 하고 갑시다.
봉천동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처음으로 개발이 진행된 시점은 1980년대 후반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 봉천동은 앞서 언급했던 대로 무허가 판자촌이 즐비했고, 낙후된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었어요. 특히, 마구잡이로 집이 지어져 노후 정도가 심했던 곳이 지금의 관악푸르지오를 비롯한 우성아파트, 관악드림타운, 벽산블루밍, 동아아파트 일대라고 합니다. 나머지 지역은 사유지가 많았던 터라 나름대로의 주거환경이 갖춰져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위의 아파트 부지가 1순위로 개발 대상지로 올랐대요. 하지만 과거의 개발과정은 지금처럼 계획이 잘 짜여지지 않았던 터라 사업 기간이 좀 오래 걸렸다고 하는군요. 장장 10여년의 기간에 걸쳐 1999년 9월, 마침내 지금의 동아아파트가 처음으로 입주 스타트를 끊게 됐어요. 12월에는 우성아파트가 뒤를 이었고, 관악드림타운(2001년 5월), 벽산아파트(2003년 10월), 관악푸르지오(2003년 12월)까지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섬에 따라 최종적으로 지금의 봉천동의 모습이 만들어 지게 됐답니다.
▶ 항공사진으로 살펴본 봉천동 개발 현황
달동네의 대명사(?) 봉천동 지역이 얼마나 많이 변천하고 있는지 항공사진으로 살펴봤습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차량으로 이동 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위치에 이 단지가 위치해 있어요. 단지 주변으로 우성아파트와 LG아파트가 자리하고 있고 까치산이 푸르게 펼쳐져 있답니다. (LG아파트와 까치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동작구 사당동에 속해 있습니다)
관악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봉천동아아파트, 관악드림타운이 넓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존 주거지에서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아직도 아파트 주변으로는 아주 넓게 단독, 다세대 주택이 입지하고 있습니다.
관악푸르지오 2,496세대, 우성아파트 2,314세대로 이 권역에만 4,8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 까치산 구릉지에 자리잡은 아파트, 구릉지 개발방식과 옹벽처리에 시선이 쏠린다.
'휴~ 저기를 올라가야 되는구나~' 지하철 2호선 서울대 입구역에서 내려 눈 앞에 펼쳐진 언덕을 보고 취재진은 괜한 의욕을 부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7번 출구에 대기하고 있는 마을버스를 타니 3분만에 단지에 도착해 이러한 생각도 금방 잊혀지게 됐습니다. 마을버스가 단지 앞까지 다니고 있지만 단지 주변을 답사한답시고 중간에 내렸답니다. 위로는 푸르지오아파트와 우성아파트가 보이고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로는 관악로가 보인답니다.
단지 앞 도로가 시원스레 뚫려 있어서 과거의 좁은 길목은 찾아볼 수 없었어요. 다만, 언덕길 경사로가 이어져 있어서 '이 길을 걸어서 다녀야 한단 말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과연 이 길을 걸어서 다니는 주민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라는 호기심이 발동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이 도로 위에서 분주히 오고 가는 건 '자동차'뿐이더라고요. 길 위에 서있는 취재진 2명만 빼고는 전부 자동차에요.
그래 올라가자, 누가 자동차를 놔두고 이 길을 걸어서 통행을 할까, 여기는 이미 달동네가 아닌걸! 취재진의 나쁜 머리를 탓하면서 단지입구로 들어섰습니다. ^^;;
▶ 단지 전체는 오르막과 평지로 연결되고 '이 곳을 어떻게 디자인했을까?' 궁금해지는 아파트
관악푸르지오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설계를 했기 때문에 단지의 보행 동선과 자동차 동선은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연이어져 있습니다. 물론 개별 동 출입구는 평지로 조성이 되어 있고요. 지형을 활용하면서도 생활의 편의성을 위해 동 별 출입구는 평지로 만들어 놓은 거 같아요.
경사가 있는 단지 내 주 도로에서 개별 동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계단으로 연결이 된 부분이 많은데요. 아래와 같이 계단식 조경시설을 통해서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지 내 주요도로를 이용하면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답니다. 이 단지에서 계단은 '지름길'의 역할을 하는 셈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단은 어린이와 노약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보행공간입니다.
취재진의 시선에도 경사가 심한 계단을 한 두군 데 정도 볼 수 있었고, 추락 방지 펜스를 설치한 곳도 눈에 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