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거, 개발공약 따라 아파트 값도 술렁
[부동산뱅크 2004/08/28 - 조회:3,903]
역대선거공약 따라 아파트값도 출렁
집값안정 기조,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도
올해 4월에 실시될 예정인 제 17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부동산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변수로 '선거특수론과 부동산'을 짚고 넘어가 볼 만하다.
이런 배경엔 역대 선거때마다 나오는 경기부양책과 통화량 증가 조치, 그리고 각종 공약 개발이 부동산 시장 부양책으로 작용해 왔다는 데 있다.
인물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 지자체 선거나 대선과는 달리 정책 대결의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덜할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여기엔 역대 총선거와 부동산 가격이 그리 관계가 깊지 않다는 점, 차갑게 식은 시장 동향과 정부가 강력한 주택가격 안정대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 등이 '선거 대망론의 허구'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개발 공약 내지는 규제 완화 등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도 전문가들은 빼놓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가격에 '트리거 이펙트(trigger effect. 방아쇠 효과)', 즉 '가격 반등을 통한 연쇄 폭발'의 불씨를 선거 이벤트가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역대 선거 당시 전국 아파트 값 별다른 영향 없어
90년 이후 굵직굵직한 선거로는 92년 말 대선과 94년 지자체 선거, 96년 총선, 97년 대선을 꼽을 수 있고, 2000년 이후엔 2000년 총선, 2001년 지자체 선거, 2002년 대선이 대표적이다.
월간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92년 12월의 경우 전국 집값 평균 변동률은 -0.14%, 전달인 11월은 0.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당시 집값은 선거가 있은 지 두달 뒤인 2월에 1.35%를 나타내, 상승세로 반전했으나 그나마 3월부터는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지자체선거가 있었던 94년 6월에도 집값은 0.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후 가격은 8월에 비교적 높은 수치인 1.71%를 나타냈지만 이사철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10월조차 0.59%를 나타낼 정도로 월 상승률이 1% 미만에 그쳤다.
이밖에 96년 4월 총선때도 0.14%로 사실상 보합세에 그쳤고 97년 12월 대선을 즈음해서도 -0.86%로 집값은 떨어졌다.
2000년 4월에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도 아파트 값을 움직이는 데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4월 당시 전국 아파트 값 변동률은 -0.25%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런 양상은 2001년 6월에 치러진 지자체 선거와 2002년 말에 있었던 대선 당시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이 시점 전국 아파트 변동률은 각각 0.62%와 0.32%를 나타냈다.
개별 공약, 아파트 값에 미치는 영향 커져
수치상으론 선거와 집값을 연계시킨다는 게 무색할 정도로 그 연관성은 미미하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나온 각종 공약과 부동산 가격을 연계시키면 상황은 정반대다.
97년 당시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약한 분양가 자율화가 단적인 예다. 98년부터 분양가 자율화가 실시될 당시 서울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517만 원이었다.
하지만 98년 이후 매년 평균 15.2%의 가격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2003년 현재 서울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036만 원 선이다.
2001년 지자체 선거 당시 이명박 현 서울시장의 공약 사항이 청계천 복원도 아파트 값과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다.
실례로 성동구 하왕십리동 청계 벽산아파트 34평형의 경우 2001년 6월 당시엔 1억 9,000만 ~ 2억 원 선이었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가격이 뛰기 시작해 현재는 3억 4,000만 ~ 3억 8,000만 원 선에 이르고 있다.
선거 공약과 아파트 값의 백미는 단연 행정수도이전이다. 대선 공약 사항인 행정수도이전에 따라 대전지역 아파트 값은 작년 한해 40%에 육박하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천안과 충청남도 일대 토지가격은 거의 두 배 수준으로 가격이 뛰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선거 이벤트를 통해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 이라고 입을 모은다.
월간부동산뱅크 양해근 실장은 "개발 공약과 부동산 가격 상승은 동전의 양면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라며 "결국 개발 공약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투기 수요 적발 등의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또 그는 "각 정당이 사전에 개발 공약과 규제를 선별하고, 신뢰성을 쌓는 방향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윤진섭 기자 (yjs@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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