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당시 주택시장 분석
[부동산뱅크 2004/08/28 - 조회:6,155]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값은 3.29% 오르는데 그쳤다. 작년 상반기 6.26%의 절반 정도 수준. 문제는 하반기 전망이 더욱 어둡다는데 있다.
재개발 이익환수제, 분양가 연동제, 채권 입찰제 도입 등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강화도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구나 행정수도 이전 문제도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하락을 부추길 소재 중 하나다. 집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사람들은 집값이 폭락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렇다면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집 값이 크게 하락했던 1998년의 동향을 살펴보면 집 값 하락기의 투자 전략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1년 간 서울 집값은 21.3%가 하락했다. 2억 원하는 아파트가 1년 만에 4,260만 원 떨어져 1억 5,740만 원이면 살 수 있게 된 셈이다. 구별로는 강동구가 -25.7%, 강남구 –23.2%, 강서구 –23.0% 순으로 하락했다.
경기도는 21.9%, 인천광역시는 19.2% 하락했다. 신도시도 평촌이 -20.6%, 분당이 -22.8% 떨어지는 등 서울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지방에서는 전라남도(-7.7%), 전라북도(-8.9%), 광주광역시(-9.4%) 등 전라도 지역의 하락률이 낮았다. 이들 지역은 상승률도 낮아 매매가 변동이 가장 적은 곳이다. 울산광역시(-21.6%), 경상남도(-20.9%), 대전광역시(-20.2%) 등은 외부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별로는 대형 평형 아파트의 하락액이 소형 평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초구 방배본동 88평형은 IMF 외환위기 직전에 10억 원을 호가했으나 1년 만에 3억 5,000만 원이 빠졌다.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66평형도 3억 2,500만 원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분당 수내동 양지청구 72평형도 2억 2,500만 원 내린 4억 5,000만 원에 매매가가 형성됐다.
결국 IMF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20% 가량 하락했으며 개별 아파트는 3억 5,000만 원까지 내려갔다. 물론 현재 경제 상황을 IMF와 비교하기엔 무리한 측면이 있다. 외환보유고가 6월 15일 기준 1,660억 달러에 달하고, 5월 달 경상수지가 5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수지 동향은 안정세를 띠고 있다. 따라서 주택시장이 IMF 당시와 같은 경착륙을 할 가능성은 적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집값 안정의지가 워낙 강해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계속 예고되고 있으며 시민단체에서도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일정 부분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하락 폭이며, 일반아파트보다는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재건축 단지의 하락 폭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센터 양해근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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