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대형평형, 길건너 소형보다 최고 8배 더올라
[부동산뱅크 2004/08/28 - 조회:20,290]
길 건너 아파트와 시세 상승 차이 최고 8배 넘어
20평형 대 두 채보다 40평형 대 한 채 ‘이득’
서울에서 20~30평형 대 아파트를 매입할 금액으로 경기, 신도시 지역에 40평형 대 이상 대형 평형을 구입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대형 평형의 시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지역은 소형 평형일수록 재건축,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비율이 높아 평수가 작을수록 매매가 상승률이 높은 경향을 보여 왔다. 작년에는 서울의 15평형 대 이하는 23.1%가 오른 반면 40평형 대 이상은 16.4%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전철, 학교,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우수한 경기, 신도시 지역은 대부분 중소형 평형보다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른다.
안양 평촌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지하철 4호선 범계역 앞에 자리잡은 W 아파트 3단지 23평형과 수원 영통 W 아파트 24평형 로얄층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김 모씨는 매입한지 1년 후 두 아파트 시세를 살펴보고 허탈감에 빠졌다. 지난 1년 동안 두 아파트 시세 상승액이 고작 2,000만 원 밖에 안 되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부동산 경기가 나빠 매도 호가를 높일 수도 없고 가격을 조금 내려서 매물로 내 놔야 잘 팔린다는 중개업자 얘기에 난감했다.
17~23평형으로 구성된 W아파트 3단지는 지하철 4호선 범계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하며 단지 옆으로 중앙공원이 펼쳐져 있어 쾌적성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더블 프리미엄급이다. 또 인근에 범계초, 범계중, 평촌고교가 도보 5~10분 거리에 있어 입지여건은 나무랄 데가 없다. 반면 W아파트 뒷편에 37~59평형으로 구성된 D아파트는 59평형 시세가 최근 1년간 평균 8,500만 원 올라 로얄층(동)이 6억 7,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결국 전철 및 편의시설, 학교 이용에 큰 차이가 없는 같은 마을 내에서도 길 하나 두고 대형 평형이냐, 중소형 평형이냐에 따라 시세 상승폭의 차이가 최고 8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김씨는 20평형 대 두 채를 매입한 금액으로 30~40평형 대 한 채를 보유했더라면 더 큰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아파트 두 채를 팔아도 가격대가 높은 40평형 대를 매입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입지와 주거환경이 이전보다 떨어져도 집값이 좀 더 싼 지역에 최소 30~40평형 대를 매입해 두는 것이 시세차익면에서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평수 클수록 시세 상승폭 커
대형 평형이 조망, 일조권, 내부 구조 우수
평촌 신도시에서는 귀인동 꿈마을과 범계동 목련마을 대형평형 시세가 년간 5,000만 원을 훨씬 웃도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10~30평형 대로 구성된 평안동 초원마을과 향촌마을 아파트는 지난 1년 간 집값 상승액이 평균 1,000만~2,500만 원으로 대형 평형보다 시세 오름폭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들 아파트도 중앙공원과 초, 중, 고교가 가까워 주거환경이 뛰어나지만 시세 오름세는 이를 뒷받쳐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평수 크기에 따라 집값 차이가 벌어지는 사례는 많다. 용인 구성읍 대림e-편한세상(2002년 11월 입주)은 57~74평형 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지만 평수 크기에 따라 집값 오름폭의 차이는 크게 벌어진다. 57평형은 지난 1년 간 2,750만원 오른 반면 74평형은 평균 1억 3,500만 원 가량 올라 5배에 가까운 차이가 벌어졌다.
일산 신도시 일대에도 30평형 대 이하 중소형 평형과 40평형 대 이상 대형 평형 시세 차이가 2~3배 이상 벌어진다. 일산 마두동 강촌동아 32평형 시세는 년간 평균 2,000만 원 오른 데 반해 57평형은 이보다 5배 높은 1억 1,500만 원 정도 올라 4억 5,000만~6억 원에 거래된다.
가구수가 1,152가구에 이르는 백마쌍용 22평형 시세는 년간 평균 250만 원 오른 반면 49평형은 6,500만 원이 올라 같은 단지 내에서도 소형 평형과 가격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최근 아파트 분양이 실시되고 있는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에도 대형 평형과 중소형 평형 간 시세 차이는 뚜렷하다. 두산위브(2002년 12월 입주) 34평형이 지난 1년 동안 평균 4,250만 원 정도 오른 반면 76평형은 1억 9,000만 원이나 뛰어올랐다.
물론 대형 평형은 아파트 설계 시 조망과 전망이 우수한 곳에 배치돼 중소형 평형에 비해 동 위치가 우수하다. 이 달 분양된 덕소 현대아이파크도 미인산과 월문천 조망이 가능한 전면 동에는 41, 51평형을, 34, 36평형은 단지 가운데 배치돼 조망권에 있어서 대형 평형에 밀린다. 이는 앞으로 대형 평형의 시세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쳐 시세 차익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H 주택 건설업체 관계자는 “요즘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는 전망이 좋은 곳에 대형 평형이 배치되고 내부 구조 설계도 더 많이 신경 쓰기 때문에 조망과 일조권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중소형 평형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김소진 기자 /eversojin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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