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회사소개

이른 장마에 접어든 6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집마다 태극기가 게양된 아파트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롯데우성 아파트가 바로 그 주인공. 이 단지는 모든 가구가 365일 국기를 게양하고 있다. 이른 장맛비 속에서도 1층부터 15층까지 꿋꿋이 꽂혀있는 태극기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숙연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롯데우성은 지상 15층 8개 동 122~138㎡ 568가구로 이뤄졌으며, 벽산대림과 함께 중계동에서 몇 안 되는 중대형 규모의 단지로 지역 내 랜드마크로 손꼽히는 곳이다. 최근 리모델링 사업을 준비 중에 있으며,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상태다.

이 아파트가 태극기 달기 운동이 시작된 계기는 지난해 제헌절부터다. 태극기 달기 운동을 처음 추친한 이택기 동 대표는 “국경일인데도 불구하고 태극기를 단 집을 세어보니 20가구도 채 넘지 못한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래가지고는 어린 아이들이 나라의 소중함을 모르겠다 싶어 태극기 달기 운동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 의견에 동의한 여러 동 대표들도 발 벗고 나섰다. 단지 예산으로 국기 600개를 사들여 집집마다 무료로 나눠줬고, 단지 내 세탁소의 지원을 받아 태극기만은 무료 세탁이 가능하게 만들어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이사할 경우에는 태극기를 이사 온 사람들에게 물려줘 ‘태극기 달기 운동’이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동 대표들의 노력으로 처음에 시큰둥했던 주민들의 호응도 점점 높아지게 됐다. 568가구 중 태극기가 걸리지 않은 곳은 세탁 중이거나 종교적인 문제로 인해 게양을 거부하는 10여 가구뿐이다. 아파트 주민인 최모(주부 42)씨는 “태극기를 달고 나서 정부(행정자치부)에서 표창도 받고, 단지가 지역 명물로 유명세를 타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 단지는 지역 유치원과 연계해 ‘태극기 알리기’ 교육을 준비 중에 있다. 중계동 롯데우성 최장원 관리소장은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시설을 넘어서 지역 내 커뮤니티를 선도하는 선구자 역할을 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