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불패’ 신화가 옛말이 돼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집값 폭등의 근원지로 꼽히던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남 집값을 뒷받침하던 재건축 아파트는 9주 연속 하락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한 뾰족한 해결방법이 없이 재기조차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반면, 비강남권 아파트는 지난주에 이어 여전히 웃음꽃을 피웠으며, 경기 북부지역은 가격 상승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재건축 아파트값도 ‘북고남저’
뉴타운 입주에 은평구 집값 1.07% 상승

때이른 장마가 시작된 6월 첫 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3%p 오른 0.13%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10% 올랐고, 신도시와 경기도가 각각 0.02%, 0.20%가 상향 조정됐다. 또 인천은 서울 강북, 경기 북부지역의 오름세가 확산되며 0.51% 뛰었다.

버블세븐지역에서는 신시가지단지 급매물이 모두 소진된 목동이 0.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외 6개 지역이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내며 버블세븐 전체는 -0.17% 뒷걸음질쳤다.

서울에서는 강남권이 -0.26% 빠진데 반해 비강남권은 0.30%가 올랐다. 유형별로는 일반 아파트가 0.22%, 주상복합 아파트가 0.12% 상승한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만이 나홀로 -0.52%가 밀렸다.

이번주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의 주요 원인은 송파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송파구는 추가부담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락시영의 추락을 틈타 -2.24%나 주저앉았다. 강남구와 서초구 내 재건축 아파트는 -0.17%, -0.06%씩 하락했다. 반면, 강북권은 재건축 아파트도 승승장구하는 양상을 띠어 눈길을 끌었다. 노원구가 2.44%나 뛰어올랐나 하면 중랑구(2.24%), 도봉구(0.62%)도 큰 폭으로 올라섰다.

한편, 서울 각 구별로는 은평뉴타운 입주 영향으로 은평구가 1.07% 올라 전주 대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금천구(0.76%), 노원구(0.75%), 도봉구(0.74%), 중랑구(0.57%)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하반기 대단지 입주쇼크가 예상되는 송파구는 -0.80%가 하향 조정됐고, 중구(-0.90%), 강남구(-0.06%), 서초구(-0.03%) 등이 체면을 구겼다.

산본·중동신도시 ‘나홀로 강세’
경기 북부 군사도시, 부대이전 호재 싹쓸이

신도시는 전통적인 강호 분당, 일산, 평촌이 각각 -0.03%, -0.15%, -0.07%의 약세를 보였지만, 66㎡대(20평대)의 가격 오름폭이 컸던 산본(0.35%)과 33㎡대(10평대)의 약진이 돋보였던 중동(0.33%)신도시는 강세를 띠었다.

경기도에서는 북부 지역의 군사도시가 아파트값 주간변동률 상승 순위 1~4위까지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 지역은 최근 강북권에서 밀린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가뜩이나 매물이 부족했던 차에 대형 건설사들이 미군부대 이전 부지 개발에 논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포천시는 소흘읍 원일1차, 일신건영아파트 등의 가격 상승에 힘입어 주간변동률 6.20%를 기록했다. 또 동두천시와 연천군이 나란히 1.97%, 양주시가 1.43% 솟구치며 위세를 떨쳤다.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과천(-0.71%)은 여전히 마이너스 변동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한때 경기 남부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광주시와 용인시 역시 -0.13%와 0.01%가 내렸다.

한편, 인천은 동구와 남동구의 오름폭이 컸다. 송현동, 송림동 등 도심 정비사업 진행이 한창인 동구는 1.81%가 상향 조정됐고, 강북 투자바람이 상륙한 남동구에서도 만수동, 구월동 일대 소형 아파트값이 크게 뛰며 1.11% 올라섰다.

또 아파트 밀집 지역인 부평구(0.77%)와 계양구(0.66%)는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난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잦았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