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 고양시 능곡 2구역 재개발 조합이 사업 인가를 거부한 고양시장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이겼다.

재판부는 "이주 대책이 구체적으로 보이는데도 고양시는 '미흡하다'며 보완 요구없이 재개발 인가를 거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1월 능곡 5구역도 같은 이유로 승소했다.

의정부지법 행정1부(오병희 부장판사)는 능곡 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 고양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사업 시행계획 인가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조합은 덕양구 능곡 2구역 약 14만4천㎡에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 2019년 3월 고양시 사업 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고양시는 지난해 4월 이 신청을 거부 처분하면서 "소유자 또는 세입자에 대한 구체적인 이주 대책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조합은 신청 후 1년 1개월 이상 고양시의 요구에 따라 환경·교통영향평가, 하수관로·오수 계획, 가로수 이식 계획 등 9회 이상 서류를 보완했다.

그러나 고양시는 그동안 아무 말 없던 이주 대책을 이유로 신청을 거부했다.

고양시장은 지난해 5월 시의회에 출석, 한 의원이 능곡 2구역 재개발 신청 거부 처분 이유를 물었을 때도 이주 대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주 대책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본 피고의 판단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지 의문이 든다"며 "시의회에서의 피고 답변을 보면 이주 대책 문제점이 과연 거부 처분의 사유였는지 강력한 의문이 든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가 이주 대책이 미흡하다고 봤다면 처분 전 보완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의 거부 처분은 사실오인, 평등 원칙 위배 등을 근거로 이뤄져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원은 능곡 5구역 재개발 관련 소송에서도 같은 이유로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고양시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능곡 2구역 재개발 조합은 경기도에 행정심판을 청구, 지난 10일 심리가 예정됐으나 고양시의 요청에 따라 오느 31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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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1/05/21 11:3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