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하던 추위가 한풀 꺾였습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새해 새 기분으로 한판 신나게 놀아볼 속셈이겠죠.

혹, 속 깊은 다른 뜻이 담겼을지도 모르지만요.

고난해서, 버티기에도 힘든 한해를 힘겹게 견뎌낸 이들을 위한 작은 배려 같은 거 말

에요.

허겁지겁 달려만 오느라 맘 편하게 쉬어 본적도 없는데 모처럼 포근한 연말에 고단

한 두 다리라도 맘 놓고 한번 쭉 펴보라고 말이죠.

다가오는 새해엔 하는 일들이 술술 풀리길 소망한다면서 말에요.




셋은 생각이 제각각 다릅니다.

생각이 다른 정도를 넘어 거의 극과 극에 가깝습니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이고 오월동주(吳越同舟)격입니다.

어쩌다 둘은 맞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면 나머지 하나는 입이 댓 발 나오게 마련입

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불만이 끊이지 않으면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지경입니

다.

그런데도 어떻게 셋이 머리를 맞대고 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번 12.7 대책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선 죽게 생겼단 한쪽을 살리겠다는 취지에서 내놓은 대책이라면 보다 신속하고 실

효성 있는 대책이어야 맞습니다.

하지만 죽겠다는 한쪽을 붙잡아 놓고 무슨 놈의 계산이 그리 많은지 시간만 질질 끌

다 다 죽게 생긴 다음에 내 놓은 대책이 무슨 효험이 있겠냐는 말입니다.

게다가 박자는 꼭 한 박자 늦습니다.

결국 사후 약방문에 병만 도졌습니다.




다른 두 쪽도 헛물켜기는 매한가집니다.

모처럼 때를 만났다싶어 부랴부랴 나섰다가 포장은 그럴듯한데 텅 빈 속을 들여다보

고서는 미련도 없이 돌아섰습니다. 사태파악이 덜된 한쪽만 헛바람이 잔뜩 들어 호가

를 올리는 등 수선을 떨었지만 냉랭해진 시장을 보고서는 금 새 풀이 죽어 입맛만 쩝

쩝 다실뿐입니다.




올 해만도 몇 번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실력 없는 돌팔이 의사도 이보다는 나을 거라는 비난이 빗발칩니다.

대충 감으로 때려잡아도 이렇게까지 병이 도지지는 않았을 거라며 볼멘소리가 지천

에 깔렸습니다.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하는 바람에 맥이 풀린 이들이 한숨만 푹푹 내

쉽니다. 매번 하는 짓이 이렇다보니 희망이라고는 털끝만치도 보이지 않는다며 육두

문자도 참아내는 법이 없습니다. 진단하고 처방내리는 저들의 케케묵은 사고방식을

고치지 않고서는 당분간 팔자 필 일은 없을 거라며 험한 상을 풀지 못합니다.




사는 쪽과 파는 쪽은 어차피 입장이 다르니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한쪽이 손해가나면 다른 한쪽은 이익을 보는 것은 시장의 이치이고 경제의 기본

입니다. 시장을 교통정리 해야 할 쪽에서는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거들고 나설 수

도 없습니다. 양측 간 균형 있는 거래가 이루어지도록해서 정상적인 시장이 조성하

는 게 저들의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쪽을 편들었다가 그 뒷감당을 감당하기도 만만치 않을 테고 말입니다.

그렇다보니 그 셋의 생각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셋의 생각이 같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셋의 생각은 같아야만 합니다.

오히려 그 셋의 생각이 같은 때 훨씬 훌륭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얘기 같지만, 셋의 생각이 일치할 때 최상의 효율이 나올 수 있다는 뜻입

니다.

어찌 보면 셋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아 시장이 불안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심지

어 정부정책 실패 사태까지 초래됐다는 말입니다.




일관성 있고 실효성 있는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얻게 마련입니다.

팔고자 원할 때 팔린다는 것은 적정한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적정한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데 투자를 주저할 투자자가 없을

리는 만무합니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이 봇물을 이룰 건 빤한 이칩니다.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경제가 팍팍 돌아가는데 정책이 어떻고 정치가 어떻고 불만이

있을 턱이 없습니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

상할 일입니다.

경제 팍팍 돌아가겠다. 세금 빵빵하게 걷히겠다. 다들 걱정할일이 없습니다.




알량한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사람이 태반입니다.

다 큰 자식들 결혼시키랴 100살까지 늘었다는 수명에 생활비 걱정이 태산인데 집 팔

아 남은 돈이 걱정을 싹 가시게 합니다. 효자가 따로 없습니다.




셋의 생각이 하나 되는 길이 부동산시장을 살리는 길입니다.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길이 셋의 생각이 하나 되는 길입니다.

길은 그것뿐입니다.

부동산시장이 살아야 코리아가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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