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가랑비가 밤을 새워 만든 아침이 환합니다.

긴 여름에 찌들대로 찌든 때를 볏겨내고 들어선 날이 유난히 눈부십니다.

하룻밤 새 쿨 하게 다가선 가을이 설레고 희망찹니다.




추석이 지나고서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의 유래 없는 신용등급 강등 위험,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 유럽재정위기의 확

산 조짐 등 악재가 여전하고, 그렇다고 나아졌다거나 더 나빠졌다는 소식도 없습니

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롤러코스트를 타고 부동산시장에는 전세시장 들썩이는 거 말고는

마땅히 귀담아 들을만한 소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뚜렷하게 호재가 보인다거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썩 좋아질 것 같지 않다

는 시각과 집값이 떨어질 만큼 떨어져서 추석이후 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전세금이 매

매 값에 육박해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지역 중심으로 점차 거래가 살아

날 것으로 본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섭니다.




추석연휴가 끝난 지난주만 보더라도 급매물 2건이 팔린 게 고작인데도 호가를 내려

서라도 팔겠다는 집주인들 보기는 그다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실제로 급매물이 나오

면 사겠다는 매수대기자는 간간히 보이는데도 선뜻 호가를 낮춘 급매물은 여간해서

찾기가 쉽지 않을 지경입니다.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더 떨어

질지 몰라 망설이는 측과 요 고비만 넘기면 집값이 회복될 것이라는 측이 팽팽하게

맞서다보니 한 치의 양보가 없는 줄다리기를 하는 셈입니다. 특별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 한 당분간은 급매물 아니면 행색을 할 수 없게 생겼습니다.




판단이 쉽지 않은 시장을 눈여겨보는 이들은 따로 있습니다.

단지 내외를 막론하고 갈아타기를 저울질하는 바로 그들입니다. 그동안 팔리지가 않

아 마음고생 깨나 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집이 팔린 이들입니다. 시세보다 싸게 팔아

아쉬운 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갈아타는 주택도 시세보다 싸게 샀으니 굳이 손해 보

는 장사도 아닙니다. 특히 단지 내에서 갈아타는 이들에겐 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동안 재건축시 중대형으로 배정받기를 원하지만 배정받고 싶어도 배정이 불가능한

때문에 안타까워하던 이들입니다. 집값이 떨어지는 바람에 가격차가 좁혀졌습니다.

상위 평형간 차액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전세 값 상승으로 인해 큰 평형간 전세금은

오히려 더 벌어졌습니다. 취득세까지 반으로 뚝 떨어져 부담이 대폭 줄었습니다.




급매물로 팔고 급매물을 잡으니 아쉬울 게 없고, 가격차가 좁혀진데다 전세금 차이

가 벌어진 만큼 부담은 줄고 취득세 부담까지 반으로. 단지 내에서 갈아타는 것이니

향후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위험부담도 반으로 뚝 잘린 셈입니다.

이래저래 신나는 이들은 따로 있게 마련입니다.



자금여력이 있는 투자수요와 미래가치를 보고 저점 매수를 원하는 실수요와 함께,

요즘 급매물을 사는, 열 중 다섯의 얘깁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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