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까지 온다고 할 때는 의당 그러려니 했습니다.

여름 내내 하는 짓거리를 보면 그러고도 남을 거라 했습니다.

엊그제 하루 반짝, 파란하늘에 산들바람이 불 때는 이게 웬 떡인가 싶었습니다.

뒤 늦게 철이라도 난 줄 알았습니다.

여름 내내 하도 속을 뒤집어 놓고 나니 켕기는 마음이라도 들었나 싶었습니다.

설마 고작이틀을 참지 못하고 기어코 가을장마를 저지를 속셈인줄은 몰랐습니다.

낼 모래가 처서인데, 세상물정을 몰라도 한참을 모른다 싶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젠 아예 거들 떠 보지도 않습니다.

다들, 몇 달을 부대낀 거 그깟 며칠을 더 못 참겠냐는 심정입니다.

마음은 그곳에 가 있는지가 벌써 옛날입니다.

깊고 푸르디푸른 하늘, 코스모스가 산들바람에 한들한들한 가을 들녘 한가운데에 말

입니다.




지난 2008년 위기와는 다르다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견해에도 불구하고 롤러코스

트를 타는 증시를 보게 되면 쉽사리 2008년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만만치 않아 보이

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인 상황에서 어제는 전날보다 115.70포인트 폭락한 역대 3번째

규모의 증시 폭락 사태까지 맞았습니다. 역대 최대 낙폭은 리먼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15일 기록한 126.50포인트였고 지난해 9월 13일 이후 11개월 만이라는 것입니

다. 이날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진 것은 이번 주 들어 진정되던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감이 다시 증폭됐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더블딥 공포가 확산되며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고 있다는 얘깁니

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향후 6~12개월

이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8%

로 더 낮아져 글로벌 경제가 조기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와중에, 서민들의 돈줄을 하루아침에 막아버린 은행, 올해에만 두 차례의 전 월세

대책에도 불구하고 대책발표이후 두 달 동안 전국 전세 값이 4.3% 올랐는데도 또다

시 세 번째 전월세 대책을 내놓는 정부가 답답한 가슴을 옥죄게 만듭니다.




다행히 대출전면 중단은 하루 만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고 전월세 대책은 현재 상

황에서 공급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는 평가입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전환시켜 여유

자금이 시장으로 흘러 나올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며 다만 임대사업자에 대

한 세제혜택만으로는 전체적인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세 수요의 매매전환 또

는 분산 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 자칫 일부지역의 집값 상승을 초래

할 수 있다고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다주택자를 임대업자로 전환시키

는 것은 근본적인 전세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오히려 다주택자의 소유 집중

을 불러 일으켜 집값과 전세 값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어제의 주식시장만 보면 더블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낙관론이 무색해졌습니

다.

2008년 그것과는 비교할 정도가 아니라는 전망이 머쓱합니다.

당연히 며칠 지나고 나면 화색이 돌 것만 같은 분위기도 몰라보게 썰렁해졌습니다.

매수를 고려하며 주말을 맞아 방문을 예정했던 투자자들은 일제히 시장을 더 지켜봐

야겠다며 슬며시 발을 빼는 모습입니다.

증시가 사상 세 번째로 곤두박질친다며 더블딥이니 뭐니 하며 겁을 주는데 6억이 훌

쩍 넘는 고가 주택을 백화점에서 냉장고 사듯 턱턱 사는 걸 기대하는 건 무리일 텁니

다.

아무리 세상물정에 어둡거나, 강심장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주식시장이 워낙 들쑥날쑥하고 그럴 때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외신이나 언론의

전망치가 엇갈려 그렇지 정황상으로는 당시의 위기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

다는 얘깁니다. 전문가들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야 상당할 수 있겠지만 부동

산 시장이 2008년 그 폭락장의 우려는 지나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그동안 집값이 많이 떨어져서 바닥을 다진 데다 한국의 경제지표 중에서 고용, 수

출 등 실물지표의 둔화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다행히 금

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미국과 유럽 수출의존도가 낮아졌고 이번 사태에서 상대적으

로 영향을 덜 받는 신흥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졌으며,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

졌기 때문에 실물경기로의 파급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급하게 판단한 일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당분간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정설입니다.

당분간은 여파가 불가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낙비는 피해 가자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만약 현재의 위기가 당시를 재현한다면, 상당기간 고통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

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은 오히려 투자 적기일 것이고요.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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