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8월은 햇볕이 쨍쨍 내려 쫴야 제격입니다.

태풍소식으로 잔뜩 겁을 주는 때도 있지만, 그 덕에 선선한 바람 맞는 재미도 솔솔

해서

8월하면 그 재미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잘하면 가을 기분을 앞당겨 내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뜨거워도 그다지 밉지 않은

건 그것 때문입니다.

물 폭탄에 이은 태풍소식에 은근히 부아가 치솟습니다.

그 난리를 쳤으니 햇볕이라도 사나흘 반짝 할 줄 알았거든요.

태풍이 오더라도 살짝 비켜가며 선선한 기분정도는 내게 할 줄 알았거든요.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수재민에게도 이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최소한 물벼락 맞은 수재민들이 정신 차릴 시간은 줘야하는 거 아닌가요?

희망을 잃지 말라고 따뜻한 위로의 말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말이야 바른말이지 20건 남짓 팔린 게 대단한건 아닙니다.

하도 속을 끓이며 기껏 9건 팔린 6월에 비해서야 곱절이 넘게 팔렸으니 장족의 발전

을 하긴 했어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건 아니지 않냐 는 얘깁니다.

하기야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던 걸 생각하면 그나마도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

지만 말입니다.






글쎄요.

시장의 표정이 딱 그 짝입니다.

잔뜩 오른 기대감에 수천만 원 호가를 올린 집주인들만 무색해 졌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모처럼 상승무드를 타나 했더니 휴가철이 겹친 탓인지,

급매물이 동이 나서 가격이 올랐다는 소문 탓인지 새달의 시작이 어째 무덤덤합니다.

그 새 지분 큰 34평 급매물이 8억6500만원에 빠끔히 얼굴을 디밀기까지 했습니다.

바닥은 바닥인데 서둘러 치고 올라갈 요량은 아닌 모양입니다.

휴가는 끝나고 보자는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집값은 이제 막 한숨을 돌렸는데 수상한 땅값 소식이 요란합니다.

보금자리 보상금을 풀기도 전에 땅값들이 껑충껑충 뛰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막대한 토지 보상금이 풀리면 주변에 흘러들어 다시 땅값을 상승시키는 연쇄효과를

일으킵니다. 토지보상금으로 주변 땅을 장만하는 이른바 대토(代土)수요 때문입니다.

보금자리가 부동산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큰손이 된 셈입니다.

전세금 폭등과 매매실종에 이어 수상한 땅값까지, 이 모두가 보금자리가 저지른 작품

이니 말입니다.

이젠 아예 “모든 부동산은 보금자리와 통한다.”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대선과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들이 나오고 있는데다 기존 발표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토지 주인들이 매물을 감추면서 인상시기를 저울질 한다는 것입니다.

내년에 있을 양대 선거가 지금도 폭등하고 있는 땅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

섭니다. 보금자리로 시작된 땅값 상승이 집권 후반기와 맞물려 한바탕 난리를 칠 가

능성이 농후하단 얘깁니다.






땅값 상승은 결국 민간 건설사들의 사업성을 이유로 공급을 포기하는 현상을 초래

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공주택을 공급해야하는 정부로서도 달갑지 않을 게 뻔합니

다. 반값은 물 건너 간지가 오래고 보금자리 정책의 기반조차 위태로울 지경입니다.

부동산 문제의 해법을 공급확대를 통해 찾고자하는 정부의 입장도 차질을 빚을 우려

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자칫, 전세 값도, 집값도, 못 잡는 정책 실패가 현실로 다가설 가능성도 제기되는 순

간입니다.






전세 값을 올리고 매매시장을 뒤죽박죽 만들며 속 깨나 썩였습니다.

욕도 먹을 만큼 먹었습니다.

땅값이 들썩입니다.

수상한 땅값이 집값까지 올릴지도 모릅니다.






보금자리가 뇌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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