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장맛비가 밤을 샜습니다.

장맛비야 툭하면 밤을 새는 게 예사라 굳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장대비가 밤을 새고 난 다음날은 어김없이 시끌벅적하니 하는 말입니다.

어느 집 뒤 곁에 흙 담이 무너져 집안 꼴이 엉망이 됐다느니 급류에 쓸려간 가재도구

를 건지려다 어느 집 귀한 자식이 떠내려갔다느니 가슴 아픈 소식으로 하루 종일 뒤

숭숭한 때문입니다.

5.16 시절, 배고프고 못살던 시절에나 있을법한 얘기들이 국민소득 2만 불이 넘는 경

제대국 어쩌고 하는 때에 듣는 얘기가 못내 언짢아서 하는 얘깁니다.

하기야 아무리 소득이 높아지고 첨단산업이 발전한다 해도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는, 한없이 작고 나약한 존재가 인간일 테지만 말입니다.




6월에는,

임시국회를 바라보는 기대감이라도 있었습니다.

재미까지는 아니라도 그 결과 여부에 따라 처지가 달라질 희망이라도 있어 긴장감이

팽팽했습니다. 결국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한 꼴이긴 해도 그래도 이보다는 나았다

는 얘깁니다.

매수문의는 썰렁했지만 그나마 궁금증 덕분에 향후 추이를 묻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그런대로 심심치 않은 때문입니다.




열흘이 넘는 동안 팔린 게 고작 3건입니다.

이러다간 팍팍했던 6월 9건에도 미치지 못할까 에두른 걱정이 앞섭니다.

하기야 6월이나 7월이나 아니 4월이나 5월까지 통틀어도 그 나물에 그 밥일 거지만

말입니다. 요즘 분위기로 봐서는 괜한 조바심으로 애태울 필요가 없을 것 같아 하는

얘깁니다.

7월 한 달까지 아예 포기해 버리는 게 마음이라도 편하지 않을까 해서 하는 소립니

다.

솔직한 마음이야 팡팡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지만 낌새를 보아하니 만만치

않을 거 같아 하는 얘깁니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앞길이 빤히 보여 하는 소립니

다.




년 초와 비교해 보면 급매물이 지천에 깔렸습니다.

년 초 대비 6천만 원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큰 평형은 1억 원이 넘게 빠졌습니다.

가격이 턱도 없이 빠진 급매물에도 입질은커녕 눈길도 주지 않는 형편이지만 그렇다

고 맥없이 가격을 낮추는 모습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매수세가 주도하는 시장은 분

명하지만 그렇다고 집주인들도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바닥 장세에서도 힘

겨루기가 팽팽한 셈입니다. 사실은 힘겨루기라 하기엔 매수세의 관심이 너무 소원하

지만 말입니다.




대개는 나중에 알게 되는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가 있습니다.

대개는 어느 정도 감을 잡고는 있지만,

욕심 때문에 놓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흔한 말로 바닥이 아니라 무릎이라고,

상투가 아니라 어깨라고,

그러니까 욕심을 버려야 한다 해도 귀담아 듣지를 않습니다.

핑계는, ‘욕심’이라고 쓰고 ‘불안해서’라고 읽습니다.



골이 깊었습니다.

대개는 나중에 알게 되지만,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가 있습니다.




‘무릎’이라고 쓰고 ‘바닥’이라고 읽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네이버 카페 둔촌주공 하나공인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