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더위에 빠른 장마까지.

서둘고 조급증 내는 게 유행처럼 돼버린 세상입니다.

지난겨울도 지독한 추위로 유난을 떨더니만 못된 짓거리에 재미 붙인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정작 당하는 이들이 발끈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도 만성이 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저 담담할 뿐입니다.

그래봤자 무상한 세월인 것을.

그까짓 눈 한번 끔벅하면 지나는 것을.

하면서 말입니다.




부유층일수록 보수적이고 빈곤층일수록 진보적일 것이라는 통념이 무너졌습니다.

소위 ‘강남좌파’라고, 생각은 좌파적인데 생활수준은 강남사람 못지않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각종 리서치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정권지지도나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어야한다는 응답이 소득하위 25%인 저소득층(43%에) 비해 소득상위 25%

인 고소득층(56%)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부자정

권’이라고 공격을 받아도 정작 대통령지지도는 저소득층(44%)보다 고소득층(32%)에

서 더 낮았다는 얘깁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성향에는 소득수준보다 세대 변수가 더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

는 설명입니다. 고소득층에는 진보성향의 30~40대가 많고 저 소득층에는 보수 성향

의 고 연령층이 많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아울러 현 정부에게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부유층이 실제로는 부동산 등으로 별로 얻은 게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해를 봤

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지난 4월 분당 등에서 치러진 재보선 결과가 그것을 증명한 셈입니다.

강남과 비슷한 성향의 분당 선거결과에 따라 향후 정치권의 전략도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 해졌습니다. 잇따른 선거에서 이들의 표심을 잡지 못하는 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불안한 처지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전부를 부동산 문제에 책임을 덮어씌울

수는 없을 것이지만 부동산 문제의 해결 없이는 이들의 마음을 돌려 세우기는 불가능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리 채이고 저리채이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부동산 문제가 대접 좀 받

게 생겼습니다. 표의 향배가 그 손에 달렸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민심이 어떻고 표가 어떻고 하는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결과가 그렇게 나와 만시지탄이긴 해도 사실은 진즉에 나서야 했다는 얘깁니다.

지금에 와서 표계산이니 민심이니 따지기 훨씬 전부터 팔 걷어 부치고 나서야 했다

는 것입니다. 그랬으면 이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을 거란 얘깁니다.

당초의 기대를 충족한 이들의 민심 이반은 당연히 있을 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시장

은 웃음꽃이 떠날 날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말입니다.




이왕에 할 거면 확실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근원적인 문제까지 한꺼번에 다 뜯어 고칠 수야 없을 테지만 쓸 수 있는 카드는 모조

리 꺼내서라도 반신불수 상태인 시장을 살려야 할 텁니다.

칼자루를 쥐고 적당히 조였다 풀었다 할 생각이라면 애시 당초 시작도 하지 말라는

얘깁니다.

차제에 칼자루까지 시장에 확실하게 넘겨서 그야말로 시장 중심으로 확 바꿀 생각이

아닌 담에는 어설픈 땜빵은 부작용만 나을 것이란 얘깁니다. 잠시 입막음으로 해결

될 일이 아니란 뜻입니다. 그만큼 상태가 중할 뿐만 아니라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

는 뜻입니다.

이쯤하면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 정도로는 턱도 없다는 말입니다.

마음먹고 상처를 치료해 달라는 얘깁니다.




시장이 됐다고 할 때까지.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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