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봄비라 해도 괜찮겠죠?

6월이 됐다고 곧장 여름으로 갈 거는 아닐 테죠?

설마 이 비가 그치자 무섭게 다짜고짜 여름으로 내닫는 건 아니겠죠?

여름도 나름대로 준비할 것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달랑달랑한 봄날이 아쉬운 마음에, 괜한 조바심이 앞섭니

다.

비에 젖은 6월의 첫날은 싱그럽고,

아침은 여전히 희망찬데 말입니다.




지난달이 속이 새카맣든, 기분이 좋아 구름타고 둥둥 떠다녔든, 무심한 세월은 초하

룻날을 앞세우고 새달이라는 이름으로 어김없이 우리 곁에 다가섭니다.

지난달의 그것은 까맣게 잊었다는 듯, 당연히 잊어야 한다는 듯, 의례 희망으로 가득

차고 활기가 넘칩니다.

아무리 힘들고 지쳐서 쓰러질듯 비틀거리다가도 새달에, 초하룻날만은 오뚝이처럼 의

연하게 다시 일어섭니다.

그러고 보면 매달 맞는 초하루가 최고의 활력소인 셈입니다.




4월보다는 났다는 것이지만 나아봤자 거기서 거기인 5월은 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했고, 구름타고 둥둥 떠다니고 싶었지만 속만

새카맣다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거래건수가 10건이 넘게 늘었고, 5.1 대책의 내용 중 양도세 거주요건 폐지 건이 확

정됨에 따라 6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때문입니다.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고가 완화됨으로서 종 상향을 추진하는 재건축 단지들이 종 상

향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초과이익환수 제 폐지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면서 폐지까지는 아니어도 공론과정을 통

해 합리적인 개선안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




강동구는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3곳이 개발 유보지로 가치가 높은데도 국토부가

충분한 협의 없이 후보지의 대부분을 강동구에 집중시켜 개발 유보지를 잠식했다.”

며 보금자리지구 철폐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보금자리지구 발표 후 주변집값 하락

등 주민 민원이 거세지자 강동구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향후 보금자리 추진 일

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몰아붙이기식 행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면서 일단 일방적인 보금자리 주택의 건설은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웬만한 악재는 다 떠안았습니다.

추가적으로 시장을 위협할만한 악재는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6월이 더 이상 나빠질 것 같지 않은 첫 번째 이유입니다.

분양가상한제폐지나 초과이익환수제가 당장 국회통과를 예상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여야 간 이해관계가 팽팽하고 계산 방식이 판이하게 다른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살려야하고 그래서 서민들에게 어필을 해야 하는 저들의 입장을 감안

하면 최소한 합리적인 대안 정도는 기대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계산방식은 다를지라도 여야의 처지가 별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 닭 보듯 무관심하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하기에는 저들의 입장이 녹록치 않

다는 뜻입니다.

서민들의 신경이 날카로울 대로 날카로워 졌다는 얘깁니다.

민심을 외면하기는 화약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든 격이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6월을 기대하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침체가 깊어질 대로 깊어 졌습니다.

상처가 곪을 대로 곪았습니다.

더 이상 추락할레야 추락할 데가 없다는 뜻입니다.

바닥을 찍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다 그 때문입니다.

그 얘기는 개별적인 호재에 따라서는 살아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또 다른 표현이기

도 합니다.



6월을 기대하는 세 번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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