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물만 켜다 만 꼴입니다.

하루 종일 봄비를 기다린 마음만 머쓱해졌습니다.

모처럼 기분한번 내볼 요량이었습니다.

봄비 맞으며 길 건너 올림픽 공원을 한없이 걷고 싶었습니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봄날에 취해 흠뻑 비에 젖고 싶은 마음에서요.

엉덩이를 들썩이며 자꾸만 떠날 궁리만 하는 봄날이 불안 불안하기도 하구요.

아쉬운 마음에 잡을 수만 있다면 잡아볼 요량으로요.

그것도 아니라면 잘 가시라는 인사라도 애틋하게 전해보려고요.




어째 갈수록 태산입니다.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이제나저제나 하며 나아지길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무심한 시장은 꿀 먹은 벙

어리 마냥 시종일관 입을 꽉 다뭅니다.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찬바람이 거셉니다.




지난해 봄부터 여름까지 한바탕 치도곤을 당한 터라 웬만한 한파 따윈 만성이 될 법

도 하건만 지난 가을을 거쳐 1월까지 반짝이나마 긴장이 풀린 탓인지 때 아닌 한파

가 그저 야속하고 매섭기만 합니다.




대책을 내 놀 때마다 귀를 쫑긋하다가도 이내 풀이 팍 죽습니다.

반짝 시장에 영향을 미칠듯하다 가도 금 새 기세가 꺾여버리기 때문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대책을 내놓지만 이렇다하게 시장이 움직이는 기색은 찾아볼 수가 없

습니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속만 뒤집어 놓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세간의 걱정만큼 땅이 꺼질 지경은 아닙니다.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강남재건축은 더 이상 살아날 가능성이 없습니다.

마치 사망선고를 받은 불치병 환자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떠는 게 예삽니다.

세상인심 야박한건 애시 당초 알고 있었지만 이건 해도 너무합니다.

이런 일 한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참여정부 그 무지막지한 대못을 뚫고 꿋꿋이 살아난 무용담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

입니다.

구차하게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이, 결단코, 그럴 일은 있을 수가 없다는 뜻입니

다.

늘 그래왔듯 때가되면 훌훌 털고 하늘높이 훨훨 날거란 얘깁니다.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으로 날 샐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시장 들쑥날쑥한 거 어디 한두 번 봤답니까?

아직까지 이보다 나은데 어디 또 있답디까?




저네들이 강남권재건축 죽이면 무더기로 표라도 쏟아진답디까?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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