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지천에 깔렸습니다.

눈에 밟히는 신록이 저마다 희망을 솟아오르게 합니다.

희망이 지천에 깔렸습니다.

신록이 지천에 깔린 봄날은 그저 희망찰 뿐입니다.




계산은 제각각입니다.

확고하게 마음을 다잡은 이들이 많지는 않아도 나름의 계산은 다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다수는 재건축으로 새집이 지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이들입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재건축 이후의 가치를 높게 보는 이들입니다.

아무리 못해도 지금보다야 나아지지 않겠냐는 생각입니다.

팔 때 팔더라도 재건축까지는 간다는 것이고 그때 가서 판단한다는 계산입니다.




대체로 재건축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하고 추가 분담금 등 제반 진행사항에 큰 차

질이 없을 것으로 보는 이들입니다.

시공사와의 계약이행이 100%는 아니라도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학군 등 현재의 입지가 워낙 좋은데다 지하철9호선 신설로 더블역세권의 메이저 건설

사가 짓는 명품아파트에 당연히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얘깁니다. 천혜의 친환경적인

요인으로 강남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것이란 계산이 깔렸습니다.

지금은 혹간 긴 가민가 하는 의혹의 눈길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때가면 오히려 상상

을 초월할 가능성이 크다며 불쑥불쑥 집값이 떨어질 때에도 그리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들은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관심도 없는 듯 묵묵히 침묵을 지키는 말없는 다수가 그들입니다.

말없이 지켜보다가도 조합원총회라도 할라치면 기꺼이 한 표씩 행사하는 이들입니다.

혹시 나 때문에 재건축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하며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말입니

다.




정부의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집값이 춤을 출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일희일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수시로 마음이 왔다 갔다 갈피를 못 잡으며 팔까 말까를 수없이 망설이는 이들입니

다.

그럴 때마다 복잡한 계산으로 머릿속이 어지러워 일이 손에 안 잡힐 지경입니다.

재건축이 되면 분명 좋아질 거 같기는 한데 집값이 더 떨어지면 어떡하나 차라리 이

쯤 올랐을 때 팔아 버릴까 한시도 편할 날이 없습니다. 재건축 진행이 늦어지면 어쩌

나 이익은커녕 손해라도 보면 큰일인데 노상 걱정이 태산입니다.

요즘처럼 집값이 떨어질 때는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릅니다.




게다가 대출 부담이 많은 이들은 숨이 턱턱 막힙니다.

답답하기는 다른데 집을 사논 이들도 있습니다.

2년 내 팔면 된다는 생각에 별 걱정 없이 저질러 놨다가 뒤늦게 낭패를 당한 꼴입니

다.

조금만 더하며 욕심을 부리던 게 후회스럽기도 하고 몇 번의 기회를 날려버린 게 억

울하기도 하고, 뭔 놈의 2년이 그렇게 빨리도 가는지 참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제 2년이 턱 앞에 다가와 더 이상 미룰 레야 미룰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2년을 넘기자니 양도세 폭탄을 맞을 생각에 억장이 무너질 지경입니다.




요즘 시장에 나온 급매물은 그들이 주인입니다.

대출 부담에, 일시적 2주택 기한 만료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급매물로 내놓

은 억장이 무너진 이들입니다.

모두가 움츠리고 몸을 사릴 때, 소신투자는 이때가 제격이라며 흔쾌히 급매물을 사기

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입니다.




그들은 전(前) 주인이고 또 새로운 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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