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성할 날이 없습니다.

찌푸리고 바람 불고 비 뿌리고.

시도 때도 없이 툭하면 황사로 분탕 칠이 예삽니다.

어쩌다 선심 쓰듯 환하게 웃는 모습이 시리게 가슴에 와 닿긴 해도

죽 끓듯 한 변덕 탓에,

느긋하게 봄볕에 몸뚱이를 맡겨 보기는커녕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을 지경입니다.

아랑곳없이,

하루가 다르게 무성해지는 나무들과 짙어만 가는 신록이 대견할 따름입니다.



해가 바뀌거나 달이 바뀌거나 심지어 월요일이거나 매일 아침을 열 때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특별히 그럴만한 뚜렷한 이유가 있다면야 말할 것도 없을 테지만 대개는 막연하게 잘 될

거야, 또는 잘해야지 하며 스스로에게 격려하며 다짐하는 게 태반입니다. 그렇게 새해를

새달을, 새 주를, 또 아침을 맞이합니다.

매일이, 연년이 새롭지 않을 수가 없고 소중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한 달에 한번 꼴로 정부가 쏟아낸 부동산대책에 감사를 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결과야 어찌됐던 새로운 대책으로 특별히 그럴만한 뚜렷한 이유는 하나씩 던져준 셈입니

다.

저들도 최소한 대책을 내 놀 때는 지금보다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은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

니다.

실제로 약발이 먹히느니 마니 하면서도 기대감에 움찔움찔 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실상은 애석하게도 상처만 안겨준 꼴입니다.

어쩌면 그럴까 싶게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매번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일순 기대감이 살아났다가도 혼란만 가중시키기 일쑵니다.

사전에 치밀한 조율과 준비부족으로 반발은 거세고 후속조치를 한답시고 부산을 떨지만

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반쪽짜리 대책을 자초합니다. 기대감에 부풀었던 심사만 더욱

새카매질 뿐입니다.



3.22대책도, 그전에도 늘 그런 식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대책이 나올 때마다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

운 처지라는 것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포기할 수없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번 기대와 실망의 냉온탕을 오가면서도 목을 길게 빼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것입

니다.

이번에는 좋아지겠지, 설마 이번에는 실망시키지 않겠지 하며 말입니다.



5.1 대책에 거는 기대는 더욱 그랬습니다.

3.22대책에도 불구하고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시름이 깊어졌으니 찬밥 더운밥 따질 처지

도 아닙니다.

뜬금없기는 해도 저들의 사정이 워낙 다급한 때문이고 보면 그동안의 대책보다야 진정성

이 느껴진 때문입니다.

양도세 거주요건 폐지로 취득세 인하에 맞물려 투자수요가 늘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특히 강남권재건축시장에는 더욱 기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재보선 과정에서 나타난 민심을 감안할 때 후속적인 대책까지도 예상이 가능하다는 해석입

니다.



속단은 금물이지만,

4월과는 분명 달라졌습니다.

5건의 거래량이라는 역대 최고의 혁혁한 공(?)을 세우며 잔인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4

월과는 확연이 달라졌습니다.

시장에 나와 있던 급매물 8건은 5월 들어 주섬주섬 팔렸습니다.

급매물을 찾는 매수문의가 간간이 이어지지만 서둘러 급매물을 자처하며 팔리길 원하는 물

건도 찾아보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달랑 8건이 팔려 4월 5건을 넘어섰다는 알량한 얘기가 아닙니다.



그 속에 담긴 민심 때문입니다.

5.1대책에 기대를 거는 것은 그 속에 담긴 민심 때문입니다.

민심을 잡아야하는 저들의 다급함 때문입니다.

첩첩한 민심을 뚫어야 하는 저들의 처절한 험로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싫든 좋든 눈밖에 날수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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