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놓치면 큰일 날 새라,

화사한 꽃들이 앞 다퉈 부산떨던 게 언제냐는 듯,

꽃잎이 진 자리는 벌써 온통 싱그러운 잎 새 차집니다.

여린 연두 빛은 어엿한 초록색깔로,

물이 탱탱하게 오르고 살이 꽉 찼습니다.

눈에 밟히는 것 마다 상큼하고 생동감이 살아 숨 쉽니다.

환한 봄날이 살맛납니다.



날씨에 어울리지 않게 도처가 울상이고, 징징 짜는 소리 투성이 입니다.

밝고 신나는 소리만 해도 아깝디 아까운 봄날에 말입니다.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겪는 일이라, 의례 그러려니 하며 넘길 법도 하건만 사정은 그

리 녹녹치 않습니다.

단지 심사가 팍팍하다면야 그렇다 쳐도 이유는 실상 딴 데 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겠다고 나서고는 치유는커녕 상처를 들쑤셔 논 때문입니다.

정작 필요한 약은 쏙 빼 버렸으니 말입니다.

결국 상처만 더 키운 셈입니다.



전세 값 폭등도 거래실종도 다 그들이 자초한 일입니다.

보금자리주택정책의 핵심은 값싼 공공주택을 늘려 서민들의 주택난을 해소한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시세차익 때문에 너도나도 보금자리만 바라보게 되면서 급기야는 로또

라 불리게 됐고,

로또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무주택자들은 전세살이를 포기할레야 포기할 수가 없는 지

경에 이르게 됩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로또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집 없는 서민들에게 보금자리주택 말고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정도입

니다.



보금자리주택이 전세난과 거래실종의 주범이 된 셈입니다.

보금자리주택의 나비효과 치고는 애꿎지만 말입니다.

서민들의 주택난을 해소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진 꼴입니다.

서민들 살리려는 정책이 서민들 고통만 안겨준 격입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말입니다.



당초 3.22대책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dti규제 원상복귀로 경색된 시장을 취득세 완화와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다소간 해소시켜줄 것을 기대한 때문입니다.

주택거래의 숨통을 틔워 줌으로 인해 전세 값 상승까지 억제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본 때문입니다.

저들이 원하는 두마리 토끼도 잡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한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기에도, 분양가상한제폐지로 민영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입니다.

집값안정을 중요한 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거시적인 차원에서 합리

적인 대안이라는 해석이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집값이 많이 떨어져서 그로인한 부작용이 우려가 되지 않는 적절한 시기라는 것도 하

나의 이유입니다.

인기지역, 특히 강남권재건축의 집값상승우려가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집

값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명약은 표계산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 꼴입니다.

정부의 불신만 키운 셈입니다.

입만 열면 경제가 최우선이고 서민들을 위한다는 저들의 얘기는 입에 발린 얘기고,

안이하고 무책임하다는 것만 자인한 꼴입니다.



집값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주택공급부족은 필연적으로 집값상승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론이기 때문입

니다.

굳이 분양가상한제폐지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집값폭등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공급을 확대할 비책을 내놔야 할

것입니다.

엇박자 정책을 남발하며 이 눈치 저 눈치보며 무책임한 행태는 이제 그만 둘 때도 됐

습니다.

제발 집값 때문에 서민들 맘고생 안하게 말입니다.



집 가진 사람들 죄인 취급 좀 그만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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