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를 따라 산수유가,

뒤를 이은 하얀 목련은 수줍은 듯 봉긋하게 볼이 차올랐습니다.

먼 산은 이삼일 새 칙칙한 회색 옷을 벗어 던졌고,

연두색 망사 옷으로 치장한 봉우리마다는 한결 화사하고 넉넉해 졌습니다.

가지마다 물이 탱탱하게 오른 수양버들은 여린 새 잎들이 앞 다퉈 삐죽삐죽 얼굴을 디 밉니다.

이 화려한 봄날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며 말입니다.



부동산시장을 살려내라는 요구가 목젖까지 차오를 때면,

우는 아이 젖 주듯 막대사탕하나 물려주면 그 뿐입니다.

배가고픈지 아니면 어디가 아픈지 세세하게 따져보기는커녕 막대사탕하나 턱 물려주

고는 마치 제 할일 다했다는 양 아예 딴청입니다.

매번 그런 식이다 보니 뒤 끝이 매끄럽지도 않은 건 물론이고 뒤탈이 나서 곤혹을 치

루기 일쑤입니다.



3.22 대책도 그간의 행태와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대책이 나와 일주일 반짝 하고는 도로 썰렁해 졌습니다.

충분히 검토하고 사전에 관련부처와 조율을 거치지 않은 탓에 혼란만 더 가중시킨 꼴

입니다.

당초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향후 주택시장의 향배도 달라질 것으로 보던 시각이 급격

히 위축된 건 다 그런 이유에섭니다.

부동산 시장 및 건설업계의 눈과 귀가 4월 임시국회로 쏠렸습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취득세 인하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여부입니다.

취득세 인하는 dti 규제를 부활하면서 침체된 주택거래를 살리기 위해 내놓은 당근책

이지만 세수 감면에 따른 지자체의 반대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방세 세수 감면에 따른 재정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취득세

인하시기를 지난 22일 대책발표일 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하고 4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

과 시킨다는 방침이지만 지자체가 국회통과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적극 저지 입장을

보이는 터라 법 개정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은 3.22대책에 앞서 당정 협의를

통해 강남3구 투기지역을 제외한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기로 전격 합의

했으나 민주당이 여전히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어 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 격돌은 불가

피할 전망입니다.



정부는 법통과가 지연될 경우 주택시장의 동맥경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여당이 직

권상정이라도 해서 법안 통과시킨다는 각오지만 법 개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3.22 대책의 후속 조치가 4월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주택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반짝 장세 이후, 그러니까 3.22 대책이 발표되고 난 일주일 이후 시장이 다시 얼어

붙은 것은 이때문입니다.

대책의 내용이 과거 어느 대책보다도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강남권

재건축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로 기대감이 살아나 급매물이 동이 났습니

다. 일부는 호가를 올리고 일부는 매물을 걷어 들였습니다.

1,2월 거래가 대비 2000만~3000만원 낮은 급매물이 순식간에 팔리자 1000만~2000만

원 올리거나 아예 더 두고 보겠다며 매물을 걷어 들인 것입니다. 불과 일주일 사이

의 일입니다.


제대로 약발을 받았다는 둥 강남재건축 시장에 봄이 왔다는 둥 기대에 들뜬 소리가

들린 것도 이때입니다.

반짝 그러고 말 것은 꿈에도 모르고 말입니다.



반짝 기세에 1000만~2000만원 올린 호가는 슬며시 가격을 낮춰 다시 시장에 나왔습

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의 관심은 정작 딴 데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숫제 관심조차 없어 보입니다.

전화 문의조차 일제히 사라져버렸으니 말입니다.

오직 4월 국회 통과여부에만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웬만하면 지난 거래가 대비 3000만원이나 떨어진 급매물에는 입질 정도 있을 법도 한

데 말입니다.

그 정도면 매입을 해도 좋은 가격이라는 일부의 부추김은 소귀의 경 읽기가 나을 정

돕니다.



모두가 불확실성 때문에 빚어진 일입니다.

시름이 깊어진 시장에 정부를 탓하는 비난의 소리도 대폭 늘었습니다.

뭐하나 제대로 한게 없다며 얼굴이 벌겋게 핏대를 올립니다.

매번 표계산에 주판알을 튕기며, 불난 집에서 밤 구워 먹을 궁리만 하고 있는 모습

이 너무나도 짜증날 뿐입니다.



싫던 좋던 4월 국회통과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탈지 침체가 계속될지 일단은 4월 국회통과가 분수령이 될

조짐입니다.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라도 임시국회는 조속히 끝나야 할 것 같습니다.

국회통과로, 호재라 해서 전체시장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지만 최소한 반전

의 기회는 있을 텁니다.

부동산시장을 죽이자는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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