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남은 한이 있었던 게죠.

3월도 한참이나 지나 4월이 거진 눈앞인데도,

함박눈까지 앞세우며 펑펑 서럽게 훌쩍일 때는,

필시 말 못할 곡절이 있을 테죠.

가기 싫다고, 가는 세월이 야속하다고,

그냥 어리광 부리듯, 생떼부리는 것만은 아닐 테죠.

야속한 게 뭔지는 잘 모르지만, 어차피 떠나야 할 처지라면,

이제 그만 쿨 하게,

훌훌 털고 떠나시면 안 될까요?

내년을 기약 하면서, 더 이상 구차한 모습 보이지 말고 말입니다.

덕분에, 때 아닌 함박눈으로 모처럼 분위기 한번 폼 나게 잡아봤지만 말입니다.



발 빠른 건 집주인 쪽입니다.

3.22 대책 발표가 나고 잇따른 개포지구 소식에 민감한 건 집주인들입니다.

일부 급매물의 호가가 당장 1000만원 올랐기 때문입니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기척도 없고 그렇다고 문의가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개포지구는 들썩인다는데, 시장은 여전히 담담하고 무덤덤할 뿐입니다.

집주인들의 기대가 무색할 지경입니다.



효과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미동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을 뿐 몇몇의 급매물을 찾는 매수 문의가 있었고,

한동안 시장을 지켜보던 수요자 한명은 매수를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몇몇의 매수 문의는 호가만 1000만원 올려놨습니다.

1단지 22평이 8억1500만원에 팔렸습니다. 재건축 시 추가 분담금 2800만원이면 45평

배정이 가능한 매물입니다.

지난 2월 거래가 대비 2000만원 하락한 급매물로, 지난 2주간 시장에 나와 마음고생

깨나 했습니다.

3.22 대책이 동기부여를 한 셈입니다.



아직 신중합니다.

신중하다 못해 우유부단해 보일 정돕니다.

추세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입니다.

몸이 다는 모습은 어디에고 보이지 않습니다.

3.22 대책이 강남권재건축에 호재라는 것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외부환경이 녹록

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개포지구의 지구단위계획 통과로 재건축진행이 빨라질 것이 자명한데도 주저의 흔적

이 뚜렷합니다.

흔쾌히 나서기는 아직 썩 내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연쇄적으로 강남권재건축 전체에 확산을 예측하면서도 위험부담을 꺼려하는 눈칩니

다.

게다가 취득세 인하시기가 확정적이지 않은 것에도 마음이 써집니다.



대내외적인 악재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있는 점이 가장 크다는 지적입니다.

3.22 대책이 개포지구단위계획 통과로 강남권재건축 시장에 호재로 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은 신중하기만합니다.

섣부른 대응은 자제하겠다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조금만 더' 하며 더 떨어지길 기대하는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후속적인 움직임이나 정부의 조치에 주목하면서 시기를 저울질해야 할 때라는 인식

이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입시기가 임박했다 면서도 좀 더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집주인들은 반 박자 빠릅니다.

캄캄한 어둠속에서는 한없이 약한 모습이지만,

먼동이 틀 무렵, 그들은 반 박자 빨리 나섭니다.

급매물 가격에도 마다 않고 팔리기를 자처한 그들이지만 때가되면 늘 반 박자 빠르

게 호가를 올립니다.

캄캄한 어둠이 아니면 그 가격에는 어림도 없다면서 말입니다.



당장은 개포지구의 움직임을 구경만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3.22 대책과 개포지구 소식이 강남권재건축에 호재라는 전망에도 고작 한건이 팔렸

을 뿐이고 문의가 급격히 늘지도 않은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건축진행은 빨라질 전망이고 그것 때문에 집값 하락 우려가 기대감으로 모

습이 달라졌습니다.

늘 그렇듯 은마아파트로 잠실주공5단지로 둔촌주공과 가락시영으로 고덕주공으로, 확

산이 빤한 수순이라는 까닭입니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말입니다.



'반 박자 빠른'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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