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영하(零下)라니 무서워 벌벌 떨 만도 한데

별반 두려운 기색도 없습니다.

뒷심도 없는 어르신 성깔 내듯,

금 새 꼬리를 내릴 것이 빤한 때문입니다.

기세등등한 꽃샘추위 등살에

동구 밖 모퉁이에 숨어 짐짓 모른 체하던 것이,

짠하고 모습을 나타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찬란한 새 봄이 말입니다.



1일은 3단지 31평이 팔리고,

2일은 2단지 25평이 팔렸습니다.

31평은 2월 거래가보다 500만원 싸게 팔렸고,

25평은 역시 2월 거래가보다 무려 1500만원이나 싸게 팔렸습니다.

31평이야 그렇다 쳐도 25평은 모두들 의외라는 표정입니다.

가격이 그렇게 떨어질 리가 없는데 하며 말입니다.



25평을 판 이는 일시적 2주택 시한이 임박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당초는 그렇게 싼 가격에는 팔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취득세 부담 때문에 망설이는 매수자와 줄다리기 끝에 빚어진 결과입니다.

결국 잔금을 빨리하는 조건에 9억 원에서 50만원을 뺀 계약은 성사됐습니다.

시세보다 1500만원이나 싼 계약은 그렇게 이뤄졌습니다.

어쨌든 3월은 매일 팔린 셈입니다.

싼 매물이면 팔리는 꼴입니다.



2월 한 달 주춤한 틈새에 나름 급한 사연의 매물들이 가격을 낮춰 시장을 기웃댑니

다.

음식 간 보듯 한 발만 슬쩍 디 민 형태지만 급매물만 눈을 부라리며 찾는 이들에겐

꼼짝 없이 걸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독수리 먹이 채듯 빠르고 날쌥니다.

상승전망에 앞 다퉈 호가를 올리던 이 들의 당혹한 표정은 아랑곳없이 민첩하고 대담

합니다.

혹간 더 떨어질 우려에 주저할 법도 하건만 추호의 망설임도 없습니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기회라는 듯, 사뭇 신나합니다.

그들은 두어 건 눈에 띠는 급매물에도 시선이 따갑습니다.

1단지 22평이 8억3000만원에, 2단지 25평이 9억1000만원에 급매물을 자처하고, 팔

린 가격대의 몇 건이 줄을 이었습니다.

다 합쳐봐야 고작 너 댓 건에 불과하지만 그중 돋보이는 건 역시 급매물 두건입니다.

거래가보다 500만원 낮은 1단지 22평과 2월 거래가 보다는 500만원 낮은 2단지 25평

이 그들입니다.

비록 어제 팔린 것보다는 1000만원 높지만 시세보다는 싼, 급매물임이 분명합니다.

1월과 2월이 또 3월이 제각각입니다.



1월은 오르고,

2월은 주춤하고,

3월은 일단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고작 이틀이긴 해도 매일 팔렸습니다.

지난 2월 강남권이 거래가 줄면서 강남권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과 잠실주공

5단지의 가격이 다소 낮아졌다는 소식에도

건재하던 곳입니다. 1월 대비 거래량은 줄었지만 가격은 요지부동하던 곳입니다. 오

히려 일부는 호가를 올리면서 매수세의 기를 죽이기가 일쑤이던 곳입니다.

빠른 재건축 진행으로 지지부진한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가 분명한 때문입니다.

그 자신감 때문에, 강남권이면서도 주춤대는 다른 지역과는 무관할 것으로 여겼기 때

문입니다.

하지만 자만심이 지나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님, 늘 반복되는 시장의 원리를 간과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그 평범한 진리를 말입니다.



하여간,

소나기는 피할 수 없게 생겼습니다.

다소간 형편이 났다고 해도 딴 나라 일처럼 구경만 할 수는 없게 생겼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소낙비에 옷 젖는 일은 불가피하게 생겼습니다.



이때를 기다려온 이들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날이 오기를 기다려온 이들에겐 절호의 찬스입니다.

소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로운 이들의 얘깁니다.

한동안 풀이 죽어 미동도 않던 그들입니다.

그들은 오늘이 오기를 기다렸고 민첩하고 대담합니다.

3월 들어 집을 산 이들은 그들입니다.

공급부족으로 집값상승 전망이 대세인 탓에 추호의 망설임도 없습니다.



기회는 용기 있는 자만의 것이라며 신났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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