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은 미처 준비가 덜 됐습니다.

후미진 응달엔 시커먼 흙먼지 범벅 잔설이 하나같이 꾀죄죄한 몰골입니다.

그래도 새벽에 언 몸을 한낮에야 겨우 녹이길 반복하며 나름 소홀함이 없습니다.

한낮엔 폼 새가 그럴듯하고 아침저녁 찬바람엔 오금을 펴지 못하는 꼴입니다.

하지만 늦어도 낼 모래 우수 경칩까지는 다 끝낼 요량입니다.

연두색 희망을 가득 안은 새봄이,

화사한 웃음 지며 사뿐 사뿐 걸어오게 말입니다.



성큼성큼 가는 법이 없습니다.

거래량이 늘면서 시장이 풀렸다 해도 기세 좋게 쭉쭉 뻗지는 못합니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은 오름 추세가 확연한데도 파죽지세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의 시장전망이 이구동성으로 밝은데도 불구하고 허겁지겁 매수세가 붙는 형

국은 아닙니다.

다소라도 높아진 가격에는 '추격매수는 금물'이라며 영락없이 멈칫 댑니다.

매일매일 꾸준하기보다는 가다서다 하는 게 보통입니다.

터닝 포인트라는 지난해 10월 이후가 줄곧 이 모양입니다.



그 참에도 가격은 오르고, 오른 가격은 팔렸습니다.

'추격매수는 절대 안 돼'하면서도 결국 추격매수 한 꼴입니다.

어차피 오름 장세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오름 장세의 오늘가격은 가장 싼 가격이니 말입니다.

'나머지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참 어렵습니다.

집을 산다는 것, 그리고 판다는 것.

'바닥에 사서 상투에 판다'는 교과서 같은 말이 있긴 하지만 그건 역시 교과서 같

은 말일 뿐입니다.

오죽하면 '바닥과 상투는 신도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판다'는 투자의 금과옥조(金科玉條)가 있긴

하지만 이것 또한 허울 좋기는 마찬가집니다.

바닥이나 무릎이나, 상투거나 어깨거나 녹녹치 않은 고민거리일 따름입니다.

욕망은 무한하고 결단은 무기력하기 때문입니다.

장삼이사(張三李四)에게는 말입니다.



전망이 밝은 건 수급불안 때문입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폭등할 조짐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긴 해도 집값 떨어진다는 전망은 눈을 씻

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은 더욱 심하다는 얘깁니다.

강남권재건축시장을 주목하라는 것은 그러한 전망 때문입니다.

지하철 역세권의 강남권 대단지재건축아파트는 가치투자의 핵심이라는 게 그 이유입

니다.

순탄하고 빠른 진행이 예상되는 강남권재건축 아파트는 투자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바로, 바닥이라는 말입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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