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 년만의 강추위로

겨우내 치도곤을 먹인 것도 성이 차지 않은 듯

다 늦게 또 몇 십년만이라나 하는 폭설을 쏟아 부으며 애를 먹입니다.

그토록 닥달 내듯 고단한 겨우살이를 났으니,

오는 봄이야 포근하고 찬란할 테지요.

아무렴, 오직 당신 하나 기다리며 그 숫한 수모 참아낸 보상이야 할 터지요.



안 씨는 이참에 둔촌주공아파트를 팔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여 년 동안 살면서 남매 교육시키고 시집장가까지 보냈으니 정이들대로 든 집입니다.

재건축 진행도 순조로워 2015년 말이면 입주를 한다는 것이니 집값도 더 오를 것이 뻔한데도 과감히 결정을 했습니다.

근처의 다가구주택을 봐 논 게 있습니다.

대지 50평에 반 지하 포함 4층 건물로 반 지하층과 1~3층은 세를 주고 4층에 거주할 생각입니다.

월세가, 경비 빼고 280만원 나오니 그런대로 생활비 걱정은 안하게 생겼습니다.

집 판돈과 약간의 저축액을 더하고 월세보증금을 빼면 추가로 대출을 낼 필요도 없어 안성 맞춤입니다.

작년 초 25년 다니던 직장을 고만두고 부터 줄 곧 생각해오던 일입니다.



김 씨는 3년 전 둔촌주공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재건축으로 34평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3단지 23평입니다.

대출 2억을 포함한 가격이 5억7000만원, 전세금 2억5000만원과 모아 논 돈을 탈탈 털어서 만들어진 자금입니다.

방 두 칸에 화장실 하나의 아담한집입니다. 이제 막 태어날 아기랑 세 식구가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집입니다.

재건축도 재건축이지만 올림픽공원과 뒤편 일자산 등 주변 환경과 수목이 울창한 단지가 우선 마음에 쏙 듭니다.



단지 내 큰 평형으로 갈아탈 생각입니다.

아기가 벌써 3살이 되서 천방지축 나대는 통에 집이 좁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참에 34평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맞벌이 부부가 악착같이 절약한 덕에 얼마 전 대출금 2억은 갚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자신감을 얻게 된지도 모릅니다.

모자라는 것은 다시 대출을 내기로 했습니다.

6억7000만원에 팔고 9억5000원 샀습니다. 이번엔 대출을 3억 냈습니다.

3년이 지나 비과세 요건을 갖춘 덕에 양도소득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재건축으로 45평을 배정받고 7000만원이나 돌려받을 수 있고, 52평을 배정받는다 해도 추가 분담금이 4000만원이면 된다는,

둔촌주공에서는 가장 지배적인 평형입니다.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하고 스스로가 대견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아기가 신나게 뛰어놀 생각을 하니 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떠날지 않습니다.



안 씨와 김 씨는 둔촌주공의 장삼이사(張三李四)입니다.

놔두면 오를 집을 파는 데는 나름 다 계산이 있습니다.

적당할 때 팔아서 수익형부동산으로 갈아타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베이비부머 또는 이전의 은퇴 세대입니다.

단지 내에서 큰 평형으로 갈아타는 사람들도 두 가지 유형입니다.

비교적 젊고 소득 수준이 높은 층은 재건축 이후 중대형 평형에 거주하고자하는 목표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중대형 평형을 배정받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속내가 있습니다.

그보다 연령이 다소 많고 은퇴를 앞둔 층은 중대형 평형을 배정 받아 매도하겠다는 계산입니다.

그때 가서 수익 형 부동산으로 갈아타거나 작은 평형으로 갈아타고 차익을 얻겠다는 것입니다.

노후자금을 극대화 하겠다는 뜻입니다.

재건축 이후의 가치를 높게 보면서도 본인의 처지에 따라서 계산하는 방식이 다소 다를 뿐입니다.

드물게는 대출금이 많다거나 특별한 속사정이 있어 부득이 팔아야하는 애석한 처지도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비해 1월 거래량이 줄면서 시장이 주춤 하다는 소식입니다.

9억 초과 취득세 영향으로 9억 넘는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권이 더욱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 여파가 2월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상은 설 연휴가 있었고 국토부와 지자체의 단속 여파로 문을 닫는 중개업소들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의 지적은 강남권 재건축단지에 딱 들어맞습니다.

둔촌주공의 1월은 바빴고 2월이 주춤하니 말입니다.



약간의 소강상태에서도 집값이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매수문의는 끊임이 없고 재건축 진행에 잡음은 낄 틈이 없습니다.

급매물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싼 듯싶은 매물은 어김없이 팔려 나갑니다.

그나마 장삼이사(張三李四)가 내놓는 게 급매물입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네이버 카페 둔촌주공 하나공인

둔촌주공 하나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