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추위가 본때를 보입니다.

매섭기로 따지면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듯,

기세가 당당합니다.

세상은,

대형 냉동고처럼 허연 김을 내뿜으며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눈 소식에, 눈 포대기까지 덮게 생겼습니다.

겨울이 절정입니다.



80년대 후반 일본여행은 늘 부러움의 연속입니다.

부럽다 못해 은근히 치솟는 부아는 한국 사람이라면 오히려 당연할 정돕니다.

tv며 캠코더 등 산더미 같은 첨단 전자제품은 물론, 초고속 신칸센은 모처럼 해외 나

들이 하는 장삼이사(張三李四)를 주눅 들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게다가 도쿄시내 관광이라도 할라치면 이건 입이 떡 벌어집니다.

거미줄처럼 깔린 지하철이 도쿄 구석구석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 입니다.

지하철 노선표 한 장이면 도쿄시내 어디고 못갈 데가 없습니다.

서울의 지하철과는 하늘과 땅 차입니다.

당시만 해도 1호선 2호선에 이어 이제 막 개통된 3·4호선이 전부였으니 말입니다.

지하철9호선에 인천공항철도까지 갖춰진 지금이야 도쿄뿐만 아니라 세계유수의 다른

도시에 비해서도 결코 뒤질게 없지만,

당시로서는 정말 기죽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시절 일본 전자제품이 세계 1위이고, 소니tv가 서민들의 로망이던 것이, 삼성·

lg가 그 자리를 차지하며 위상이 뒤바뀐 오늘에 이르러 생각하면 격세지감에 감동

이 봇물처럼 치솟습니다.



지하철은 서민들의 삶속에 깊숙이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지하철도 많은 변천을 거듭합니다.

74년 7월 지하철1호선 개통의 감격도, 찜통 속 비질 땀도 이젠 아스라한 옛 추억일

뿐입니다.

최신식 차량에 냉방 온방은 기본으로 빵빵합니다.

지하철이 바뀐 것은 차량만이 아닙니다.

지하철은 교통수단의 혁신을 가져왔고 서민들의 삶의 방식까지 바꿔놨습니다.

전통적인 상권은 지하철 역세권을 중심으로 변화된 지 오랩니다.

지하철 역세권은 투자의 1순위로 손꼽습니다.

역세권의 땅값이 오르고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전세 값도 덩달아 장난이 아닙니다.

신설되는 지하철역세권은 시작도 전에 투자자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지하철 역세권 중에서 가장 각광받는 노선은 지하철2호선 강남노선입니다.

소위 강남의 고급주택이라 일컫는 고가주택은 대부분 이들 역세권에 위치합니다.

고급주택과 더불어 상권도 서울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강남하면 이들 지역이라 할 만큼 강남의 대명사처럼 돼버렸습니다.



그러던 것이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합니다.

골드라인이라는 이름답게 그 기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직 전 구간 완공전인데도 불구하고 예정 역세권에, 완공된 역세권에, 관심이 집중

됩니다.

집값이 오르고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습니다.

벌써부터 강남의 지도를 바꿀 것이라며 들썩댑니다.

2016년 전 구간 개통될 지하철9호선 얘깁니다.



2016년이면 둔촌주공 재건축 완공시기와도 엇비슷합니다.

2015년 완공목표가 다소 늦어질 수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말입니다.

강남접근성 아니면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곳입니다.

그동안은 그것 때문에 평가절하 되는 수모를 겪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지하철이 강남의 새로운 명품을 창조합니다.

명품의 탄생은 예정된 일입니다.

명품은 이제 뚜껑만 열일이 남았습니다.

지하철9호선이 명품 둔촌주공의 창조잡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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