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며칠 포근하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지 버릇 남 줄 수 있나요?

오후부턴 기온이 뚝 떨어 진다네요.

내일은 영하 10도래나?

들쑥날쑥한 날씨 탓에,

저도 며칠째 지독한 코감기로 혼쭐이 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은 매콤한 게 좋지 않나요?

쌀쌀해도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기분 좋은날, 재수 좋은 일 많길 바래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김광수 씨는 오늘따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오늘 저녁 중요한 약속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별러오던 아파트를 계약하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강남권 재건축 아파틉니다.

재건축으로 45평 아파트 배정이 가능하다는 물건입니다.

드디어 강남권에 진입하게 된 것입니다.



김광수 씨는 40대 중반의 나이에 내 노라 하는 대기업의 부장입니다.

40대 초반의 아내와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3학년 딸이 있습니다.

좋은직장에, 화목한 가정에 남 부러울 것 없는 처집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터라 소득 수준도 높은 편이고 저축액도 상당합니다.

이재(理財)에도 어둡지 않은 편이라 주식이며 펀드 등에 분산투자를 잘한 덕에 짭짤하게 수익도 챙겼습니다.

몇 년 전엔 광진구에 30평대 아파트에서 40평대아파트로 갈아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늘 한 귀퉁이엔 채워지지 않는 게 있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것도 덩달아 늘어납니다.

초등학교까지는 그런대로 그렇다 쳐도 교육환경문제가 그렇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강남과 격차가 벌어지는 것도 썩 달갑지 않는 일입니다.

집값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집니다.

기존 강남권 역세권 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고 신설 9호선역세권과는 그 정도가 날로 더 심해집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강남권 진입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대상은 지하철9호선 역세권의 재건축아파틉니다.

몇 달을 두고 면밀하게 조사한 끝에 시장 상황을 보고 타이밍을 잡았습니다.

오랜 침체기를 거쳐 회복추세가 완연한 이때가 적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내년 수급불균형에 따른 집값상승 전망이 결심을 굳히게 한 가장 큰 요인입니다.

흔히 말하는 '무릎은 이때'라고 말입니다.



개포주공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가락시영과 둔촌주공을 두고 갈등을 했습니다.

갈등만큼 나름으로 철저한 분석이 따랐습니다.

강남 요지의 재건축단지들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입니다.

지난 침체기에도 급매물은 외면 받지 않던 곳입니다.

늘 그렇지만 회복신호는 그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그런 곳입니다.

강남의 요지에 장점만도 부지기수인, 서민들의 로망인 재건축단지들입니다.



그 기라성 같은 단지들을 양파껍질 벗기듯 하나씩 벗겨 나갑니다.

개포주공은 일반분양분이 적어 추가 분담금이 많아 망설여지고,

은마아파트나 잠실주공5단지는 현행법 상 재건축 진행이 불투명한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가락시영의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각종소송이 중첩적으로 제기돼 재건축 진행이 중단된 점에서 대상에서 뺐습니다.

각종 소송의 원인을 보면 일반분양분이 적고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과다하게 많은 이유 때문입니다.

치유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단에서 과감히 제외키로 했습니다.



둔촌주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면에는 올림픽공원이고 뒤로는 일자 산이 위치한 자연친화적인 모습이 좋습니다.

현 5930세대가 9090세대가 된다는 점에, 일반분양분이 3160세대에 달해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적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메이저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짓게 됐다고, 그래서 명품 브랜드를 달게 됐다는 점에도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동북중고, 보성중고, 오륜중, 창덕여고 등 우수한 학군으로, 아이들 진학문제도 한시름 놓게 생겼습니다.

사실 마음을 정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정작 딴 데 있습니다.

지하철9호선이 단지 앞에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하철5호선과 함께 더블역세권이 된다는 것입니다.

명실 공히 강남의 한축을 담당한다는 것입니다.

제2롯데건설로 인해 친환경 명품단지로 변신한 둔촌주공이 최대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있지만 그것은 그때 가봐야 아는 문제입니다.

서하남 ic와 연접되어 교통의 요충지라는 평가가 있지만 지하철9호선역세권이라는 사실 앞에서는 그리 대수롭지도 않은 사실일 뿐입니다.

그만큼 지하철9호선 역세권이 절대적이라는 판단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광진구의 아파트는 2년 내에 팔면 됩니다.

매입한지 3년이 넘었고 계속 거주를 해서 양도세 걱정도 없습니다.

재건축 완공까지는 아직 5년이나 남았지만 그때까지는 적당한 아파트를 골라 전세를 살 계획입니다.



오늘따라 시간이 왜 이리 더디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라고, 어서 저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은 벌써,

지하철9호선에 내려 새 아파트에 들어섭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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