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 차졌습니다.

달력이 달랑 두 장, 그것도 한 장은 거의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한 장이나 매 한가집니다.

코앞의 겨울 뒤론 또 한해가 담담히 떠날 채비를 합니다.

착잡한 심사는 모른 척, 못 본 척 하면서 말입니다.



걱정과 기대가 한곳에 모였습니다.

주택시장에 바닥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주택시장의 주요 지표가 2006년 대세

상승 직전의 2005년 과 닮은꼴이라서 주택시장이 대세상승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

됩니다.

한쪽에선 걱정이, 한쪽에서는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매수를 저울질하는 측에서는 급매물이 소진되자 호가가 높아져 선뜻 결정하기가 쉽

지 않습니다.

바닥을 찍었다며, 회복국면이라는 설이 주류이긴 하지만 호가를 높인 매물을 덥석 사

자니 찝찝하기가 이를 데가 없습니다.

추격매수를 하는 것 같고 상투를 잡은 게 아닐까하는 우려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좀 더 기다려 보자니 이젠 아예 대세상승 론으로바닥 론을 부추기니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집값이 뚝뚝 떨어지는 때에도 욱하는 성질을 꾹꾹 참아가며 때를 기다리던 집

주인들은 내심 쾌재를 부릅니다.

본인의 판단에 흡족해 하면서 기대감이 부풀어 갑니다.



21일 파이낸셜 뉴스가 과거 10여 년간 주택시장의 주요지표인 주택가격변동률, 아파

트 전세가율, 아파트 경매낙찰가율, 주택구입능력지수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주택시

장 상황이 2005년 초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는 과거 주택시장이 4~5년을 주

기로 대세 하락과 상승을 반복해온 것을 감안할 때 내년이 대세상승기였던 2006년 이

후 꼭 5년째 되는 해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는 것입니다.



경매시장의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8월 77.1%로 바닥을 찍은 후 3개월 연

속 상승했습니다.

주택가격변동률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주택가격변동률은 지난 9월 27일 이후 8주 연속 상승했습니

다. 월별 주택매매 가격종합지수(가격지수)도 8월 102.3을 기록하며 바닥을 찍은 뒤

11월에는 103.5까지 올랐습니다.

이들 지표는 2005년부터 상승 반전했다는 점에서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

습니다.

최근 치솟고 있는 전세가율도 올 하반기와 2005년 3·4분기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추세흐름이나 수치가 맞아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10월은 달려온 것이라면, 11월은 숨고르기 장세입니다.

2006년 후반 최고점 이후 점차 하락 추세이던 시장이 2008년 초 다시 회복국면에 접

어들었습니다.

2008년 말 미국 발 금융위기로 집값이 반 토막이 나다시피, 회생 불능일 것 같던 시

장은 2009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어섭니다.

서서히 회복된 시장이 2010년 고점에 이릅니다.

이후 지난 8월까지 침체국면에 빠집니다.

거래가 실종되고 집값은 뚝뚝 떨어집니다.

집을 팔려고 해도 팔리질 않아 장기침체론, 폭락론이 난무합니다.



그나마 강남재건축의 급매물은 소신 투자자들로 인해 팔려나갑니다.

물론 가격은 더 떨어지면서 말입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회생 책에 대한 요구가 하늘을 찌릅니다.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던 정부가 8.29 대책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냉담합니다.

정부의 개입 시기가 늦었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시장이 그렇습니다.

그 와중에 선전하는 곳은 강남재건축시장 뿐입니다.



그러던 시장이 화색이 돈 건 10월 들어서 입니다.

둔촌주공에서 매일 한건씩 팔려나간다고 했더니 다른 지역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지방의 분양시장이 활기를 띤다는 소식에 이어 수도권으로 확산된다는 것입니다.

강남재건축시장에도 그동안 소형평형 중심의 매수세가 중대형으로 확산추세라는 것입

니다.

그동안 극심한 침체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는 분당, 용인 지역의 집들이 팔린다는

소식입니다.

급매물이 바닥나고 호가를 높인 매물이 팔려나가면서 매물을 회수하는 모습이 곳곳에

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장분위기가 매도자 우위로 돌아 섰습니다.



둔촌주공의 지난주가 비교적 조용했습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말입니다.

하지만 집을 사고자하는 매수문의는 끊이지 않습니다.

겉으론 조용하지만 사실은 움직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금요일도, 토요일도 매수와 매도간의 줄다리기는 계속됐습니다.

좀 더 싸게 사겠다는 매수자와 급할 게 없다는 집주인간의 치열한 공방은 이제 일상

적인 일이 돼버렸습니다.

매도자 우위로 말입니다.



대세상승은 아직 '설'에 불과합니다.

될지 안 될지는 지나봐야 아는 일입니다.

하지만 제반 지표가 징후가 불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그동안 설마 설마하며 늘 당했던 것도 썩 개운치 않습니다.

대세상승이라 해서 부화내동은 경계해야 될 터이지만,

한가지만큼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최소한 바닥은 찍었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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