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에 장갑까지 중무장을 했습니다.

잔뜩 웅크리며 종종 걸음을 칩니다.

제 세상 만나 우아하게 폼 잡던 가을이 멈칫 섰습니다.

겁먹은 표정이 역력합니다.

설마, 고만 겨울이 지 자리를 빼앗지 않을까 하는 표정 말입니다.



기습추위에 겁먹은 가을 마냥,

집값이 오르는 추세에 매수세가 움찔합니다.

한편에서는 움찔하고 한편에선 쉼 없이 팔립니다.

그렇다고 무더기로 팔리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저 하루 한건 아니면 두건이 고작입니다.



어제도 1단지 16평이 6억3000만원, 4단지 23평이 6억2000만원에 팔렸습니다.

지난주부터는 집을 사는 사람들의 유형이 더욱 다양해 졌습니다.

다른 쪽의 집을 팔고 오는 숫자가 늘었습니다.

특히 강남 쪽에서 오는 발걸음이 잦아졌습니다.

실수요자도 투자자도 늘어난다는 판단입니다.



사는 사람 파는 사람 간 눈치싸움이 치열합니다.

며칠사이 2000~3000만원은 기본이고 큰 평형은 5000만원이나 호가가 올랐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그나마 되는 물건은 '가뭄에 콩 나듯'합니다.

좀 싼 물건을 찾아봐도 영 신통치 않습니다.

어떤 이는 포기하고 어떤 이는 의지를 굽히지 않습니다.

포기하는 이는 지난 가격과 비교하고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는 미래가치와 비교합니다.



보도의 내용이 점입가경(漸入佳境)입니다.

미분양으로 죽을상을 짓던 수도권 아파트가 팔린다는 기삽니다.

그동안 가장 심각했던 지방아파트 시장에 생기가 돈다는 소식입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대구, 부산 아파트 시장입니다.

그곳에 온기가 돌기 시작 했다는 것입니다.

경매시장은 낙찰가가 높아졌다는 소식입니다.

모두 회복기에 들을 수 있는 소식들입니다.



2~3년 내 아파트 공급부족으로 심각한 상황이 예견된다는 전망이 쏟아집니다.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서울도심에도 수급불균형으로 집값불안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새로 지을 땅이 부족한 서울 도심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으로 수급을 조절해야하는 점

을 감안할 때 2~3년 내 집값불안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소득이 높아지면서

강남권 아파트 수요가 확대되는 현실에서 이들 지역의 수급불균형에 따른 심각성은

타 지역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춥고 어둡던 겨울을 헤치고,

봄은 왔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무거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활

기차게 나들이 나섭니다.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져서 혹시 어떤 변덕을 부릴까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도 부대껴서 생긴 의심 병입니다.

하지만,

이제 봄은 시작됐고, 날씨는 더 좋아질 태셉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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