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잘도 갑니다.

뚜벅뚜벅 거침없이 잘도 갑니다.

한주, 한 달이 금새 입니다.

봄인가 싶더니 여름, 그리고 가을입니다.

새해 첫날, 새 희망 어쩌고 했던 때가 엊그젠데

벌써 10월도 하순입니다.

뒤돌아보면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세상구경하며,

천천히 쉬엄쉬엄 가도 좋을 텐데 말입니다.



둔촌주공 단지 가운데는 스포츠 센터가 있습니다.

지하엔 수영장, 1층엔 에어로빅 강당과 농구장, 2층은 헬스 장, 3층은 요가장과 골

프 연습장이 있습니다.

단지 내 주민들 뿐 만 아니라 인근주민들에게 스포츠는 물론이고 친목을 위한 공간으

로 일 년 열두 달 북적이고 생기발랄한 장소입니다.

근 30년간 둔촌주공과 함께한 탓에 고정회원 숫자만도 상당한, 인근의 명소 중 하나

입니다.

특히 최근 건강관리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스포츠 센터의 인기는 더

욱 높아졌습니다.

재건축 후에도 스포츠 센터로 명맥을 유지할 계획이어서 명품 둔촌주공 가치 증대에

기여할 공산이 크다는 게 중론입니다.



이른 새벽 둔촌주공의 사계는 그곳에서 시작됩니다.

넓다 란 유리 창가엔 런닝 머신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런닝 머신은 관망댑니다.

그곳에서 먼동이 트고 계절이 바뀝니다.

연두색 새싹도, 터질듯 꽃망울도, 울긋불긋 단풍도 런닝 머신 앞 대형 유리창을 넘

어 찾아옵니다.

오늘아침 창 넘어 관리 사무소 옥상엔 호박꽃도 피었습니다.



24만평 단지는 흡사 시골풍경입니다.

콘크리트 건물을 빼면 영락없습니다.

온갖 과실나무에 꽃나무가 봄, 여름, 가을을 번갈아 피고 가을엔 열매를 맺습니다.

구석지고 후미지지만 볕이 잘 드는 곳엔 영락없이 손바닥만 한 텃밭을 일구는 이가

있습니다. 고추며 무우며 얼갈이배추를 심어 심심풀이도 하고 식탁도 살찌웁니다. 아

름드리 수목이 우거진 동산과 대조를 이루며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어떤 이는 이대로 살아도 좋겠다는 농 섞인 말도 합니다.



둔촌주공은 강남아파트로는 함량부족입니다.

강남 가려면 버스타고 잠실에 가서 지하철2호선으로 갈아 타야합니다.

아니면 지하철5호선 둔촌역에서 최근 개통한 3호선 오금역을 이용해야합니다.

아무튼 강남접근성이 제로입니다.

다 좋은데 옥의 팁니다.

둔촌주공의 한계라는 지적입니다.



지하철9호선은 강남선입니다.

이미 개통된 논현동까지의 구간뿐만 아니라 개통될 역세권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투

자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둔촌주공으로서는 지하철9호선이 구세줍니다.

지하철9호선 개통으로 인해 둔촌주공도 당당히 강남의 대열에 선 것입니다.

2016년 초 개통이면 둔촌주공재건축 완공시기와도 맞물립니다.



지하철9호선이 확정되면서 미래가치를 보는 시각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그동안은 지역의 랜드 마크 정도이었습니다. 재건축이후엔 잠실지역과 비교해도 손색

이 없다는 전망입니다.

학군, 편이성 및 강남접근성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쾌적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고급 주거지로서는 잠실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제2롯데월드 건설로 인해 편의성은 증대된 반면 쾌적성이 침해된다는 분석 때문입니

다.

고급주거지로서는 오히려 둔촌주공이 크게 앞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입니다.



어제도 두건이 팔렸습니다.

1단지 25평이 9억1500만원, 3단지31평이 7억6000만원.

500만~1000만원 오른 가격입니다.



지금 움직이는 사람들,

진품을 보는 안목(眼目)과 바닥을 보는 지혜(知慧)가 만났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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