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은 더 노래졌습니다.

샛노랗게 익은 은행잎 중에서 성질 급한 놈은 벌써 한잎 두잎 떨어지기 시작한지 오

랩니다.

떨어지는 노란 잎 새가 햇살 받아 마치 유리알처럼 투명합니다.

한잎 두잎 쌓인 바닥이 꽤 수북합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쉴 틈이 없습니다.

10월 들어 매일 한건씩은 팔리니 하는 말입니다.

어제까지 11건이면 9월 한 달 내내 팔린 숫자와 같습니다.

하루도 쉬는 날이 없습니다.



9월에 비해서도 그렇고 전체 시장을 봐서도 예사롭지는 않아 보입니다.

아주 북적대며 활발하지는 않지만 매일매일 끊임없이 매수세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급매물이라 생각되는 것들은 모두 팔립니다.

이제 시장에는 1000만원 이상 호가가 오른 매물뿐입니다.

이러다가 매수세가 조금 더 늘어나면 수천만 원씩 호가가 오를 터입니다.

과거의 예를 보면 틀림없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장담할 것은 아닙니다.

호가가 1000만원만 높아져도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추격매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집을 사는 유형은 다양합니다.

대부분은 다른 지역의 집을 팔고 갈아타는 사람들입니다.

강북이나 수도권에서,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재건축이후 쾌적한 환경을 기대하며 갈

아타는 사람들이 주류입니다.

실수요자가 대부분이지만 투자목적인 경우도 상당합니다.

재건축으로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시장이 침체되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그 수요가 줄지 않는 것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침체되면서 수요 또한 급격히 줄었습니다.

거래실종 상태가 계속되면서 갈아타려는 사람들이 애를 태웁니다.

갈아타기는 지금이 적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집이 팔리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습

니다.

이참에 강남재건축을 갈아타려는 계획은 포기 상태입니다.



급매물이나마 팔리는 것이 둔촌주공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강남권 유명 재건축단지가 대체로 비슷한 양상입니다.

이들 단지들도 대체로 다른 지역의 집을 팔고 오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지역의 거래가 꽁꽁 얼어붙은 현실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현상이기도 합니다.



요즘 집을 사는 사람들은 자금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증시를 통한 차익 실현한 자금이 부동산에 유입되는 흔적도 발견됩니다.

집을 사는 사람들의 대출 비중도 높지 않습니다.

그만큼 현금가동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세 값이 오르면서 소형평형의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전세 값에 대출을 받아 아예 집을 사는 게 났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들 수요가 살아나면서 점차 시장이 회생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자금력이 있는 수요가 주도하는 시장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연쇄적으로 갈아타는 수요의 힘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폭발력이 있습니다.

실제로, 소형평형의 거래가 움직인다는 소식과 함께 강남재건축을 제외한 신축 아파

트들도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따르고 있습니다. 실수요자들이 움직인다

는 것입니다.



자금력이 있는 수요는 '바닥'을 확인했습니다.

그들은 이미 활동을 개시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폭발력을 갖는 건 이들이 아닙니다.

연쇄적인 갈아타기 수요의 그것은 자금력이 있는 수요에 댈 것이 아닙니다.

원초적이고 저변이 튼튼한 구조입니다.

그들의 폭발력은 상당하고 지속적입니다.

8.29대책에도 꿈쩍하지 않던 것이 의외의 복병을 만났습니다.



'불난데 기름 붓는 꼴'이 될지도 모릅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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