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자고 일어나면 500만원씩 아파트 가격이 껑충 껑충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실물도 보지 않은 채, 자금 계획도 세우지 않은 채 탄현에 32평 아파트를 덜컥 샀습니다. 동일 가격에 서울 한강을 바라보는 근 30년이 되어 가는 24평 아파트를 뒤로 하고, 무조건 중대형이 뜬다는 대책없는 소리에 귀가 얇아서는 신용 대출 끝까지 받고, 전세끼고 2억 7천 정도의 아파트를 무리해서 샀지요. 수중에 한 8천 있었나요? 그러던 것이 어느 새 4년차가 되어 갑니다. 금융비용 모두 따지면 그 아파트는 현재 3억 3천 정도는 받아야 본전이나 갈까...

월 나가는 이자 비용에, 매수 후의 집값 폭락과 거래 실종에.. 타는 가슴은 한숨으로 나오고, 매수 비용보다 한 5천 정도 떨어진 집값은 전세 빼고, 대출 갚고 나면 내 손에 5천이나 받으면 감사합니다 할 정도네요. 비교를 했던 한강변 아파트는 지금 기본이 5억이라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 억장 무너집니다.

무리해서라도 팔고, in 서울 하자 결심을 했지만 (현재 주거는 경기 남부권에 시골에 있습니다.) 탄현 팔고 현재 있는 곳을 팔아도 2억도 안되는 돈으로 전세도 얻을 수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깨끗한 빌라라도 어디 없나 찾았지만, 2억 5천 미만으로는 24평형대를 찾을 수 없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하면 요즘에 집을 누가 사냐 했는데요, 요 며칠 전세 폭등이라고 언론에서 떠들어 대고, 실제로 부동산업소에 가면 매물 없다고 하는 걸 보고나니 '집 살까?'하고 고민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게다가 그 동안은 관망자세 였다가 아이 교육문제로 공통의 화제를 둔 학부모들과 얘기를 하다보니, 저처럼 아예 집을 사려고 고민하는 분들이 있는 것을 보고, 남들이라고 그런 생각 안하겠나 싶더군요. 나도 그도 평민이라 생각하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구나 싶어서 좀 웃겼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 며칠 다시 집값을 매수가 보다 높이 주고 팔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겨서 가슴이 설레입니다. 서울도 아닌 탄현에, 인기도 없는 아파트에 가격이 오르려면 남들 다~ 오르고 난 다음 오르겠지만, 그래서 그 돈으로 팔아도 서울에 입성할 수 있을지 그것도 미지수지만, 일단 본전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간의 부동산을 통해 배운 속태운 경험을 보상받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금 마음 같아서야 탄현 집 팔고, 서울 전세로 가고 싶지만,
그 돈으로 원하는 곳으로 전세를 갈 수 있을지, 팔고나면 그 후엔 또 내 집을 살 기회가 마련이 될 수 있을지... 이제는 좀 두렵습니다.

바보스러운...참 비싼 경험을 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