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남아나는 게 없을지도 모릅니다.

엊그제 '곤파스'가 분탕질 한 상처가 즐비한데

내일 모래면 또 태풍이 몰아친다니 말입니다.

베란다 새시 채 날라 간 집에선 아직 수리도 변변히 못했습니다.

쓰러진 나무도 그대로이고 지붕이 찌그러진 자동차도 속수무책 그대로입니다.

과일 농사를 망친 농부의 망연자실한 표정이 못내 속을 아립니다.



또 태풍은 오고 가을이 옵니다.



정부가 장고 끝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파격적으로 dti를 풀어 거래활성화를 꾀한 것을 두고 시장의 기대치를 넘는 대책이라

는 평가도 있습니다.

매력적인 대책이 분명하지만 문제는 집값 전망입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면 백약이 무효인 셈입니다.

발표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은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마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난다'는 꼴은 아니겠지요?



거래실종 상태가 길었던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대책 발표이후 집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들의 눈치 싸움이 치열합니다.

더 싸게 사고 싶어 하고 더 높은 가격에 팔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더 떨어질지 모른다며 기다리고, 분명 오를 것이라며 매물을 회수합니다.

누구도 정답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게 있습니다.

이번 8.29대책이 정부가 시장의 침체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란 점입

니다.

반신반의하던 시장이 점차 신호의 진정성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일부지역은 적체된 매물이 소화된다는 소식입니다.

강남재건축 시장의 급매물은 일제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다가 음식 간보듯 1~2천만 원을 덧붙인 매물이 비치기도 합니다.

아직 거래는 활발하지 않지만 하락세는 그쳤습니다.

급매물은 없고 추가로 나는 것은 호가를 높입니다.

소위 약발이 먹혀가는 느낌입니다.

최소한 '악수'는 아닐것 같습니다.



선택은 항상 어렵습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팔려는 사람에게는 특히나 어려운 문제입니다.

정부가 장고 끝에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기대치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평가된 대책입니다.

장기 침체로 거래가 되지 않는 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실린 대책입니다.

집값이 곤두박질치고 그래서 집주인들의 볼멘소리가 나지 않으면 정부가 절대 나서

지 않을 일입니다.

집값이 더 이상 추락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에 취해진 조치입니다.

집값은 당연히 바닥입니다.



시차를 두고 회복할 조짐이 보입니다.

정부의 대책에 진정성을 공감하는 여론이 확산돼 갑니다.

급매물이 회수되고 하락세가 진정됐습니다.

주춤주춤 눈치를 보고 있지만 올라가는 속도는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살 사람도 팔 사람도 그 속도를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입니다.

게다가 욕심이 판단을 그르칩니다.

더 싸게 사고 싶고 더 높게 팔고 싶고.



'바닥'이니 '무릎'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갑니다.



[둔촌주공 한줄 동향 스케치]

둔촌주공 하나공인